19일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는 5명의 외부인사로 구성된 후보군 가운데 신 후보자를 최종 후보로 결정하고 이사회에 추천했다.
당초 농협금융 안팎에서는 권태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부위원장과 이철휘 전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으로 최종 후보가 압축됐다는 설이 나돌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최종 후보는 신 후보에게로 돌아간 것이다.
신 후보는 경남 거제 출신으로 경남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영국 웨일즈대에서 금융경제학 석사학위를, 경희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땄다.
14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옛 재정경제부의 공보관과 국제금융국장·기획관리실장,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초대 원장, 수출입은행장 등을 지냈다. 현재는 동아대 석좌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무뚝뚝한 성격으로 엄한 상사의 이미지가 강하며, 금융지식이 해박하고 추진력이 강한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신 후보는 현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자문위원을 지낸 바 있는 대표적인 친MB정부 인사 중 한명으로 꼽히는 데다, 전형적인 경제 관료로 향후 농협과 정부 사이에서 출자문제 등 현안을 원만히 해결해 나갈 것이라는 게 회추위의 선정 배경이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과의 관계에서도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농협금융에서 외부인사를 선임하게 된 것은 오래전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3개월 전 농협금융 출범 당시, 4대 금융지주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국회와 정부 등 외부와도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가진 친정부 인사가 와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가 불거진 바 있다.
또한 신경(신용ㆍ경제 사업)분리 과정에서 정부가 부족자본금을 일부 지원하는 대가로 최근 농협중앙회가 농림수산식품부와 ‘사업구조개편 이행약정’을 체결하는 등 정부와의 밀접한 관계상 외부인사가 오는 것이 적절하다는 분위기도 형성됐다.
이에 적절한 조직장악력과 외풍에도 강하게 대응할 수 있는 영향력을 겸비한 인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했고, 결과적으로는 그에 걸맞는 인사를 선임했다는 것이 회추위 주변의 설명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친정부 성향의 인사가 회장직에 내정되면서 농협금융은 '낙하산 인사'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농협중앙회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조직개편을 시행한지 몇 달 되지도 않아 중앙본부의 직원들을 다시 일선에 내려 보내겠다는 상황에 금융지주회장마저 몇 달 버티지 못하고 낙마한 것은 신경분리가 얼마나 졸속으로 진행됐는지 다시 한 번 잘 보여 주는 사례”라면서 낙하산 인사를 백지화 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금융지주는 정부와 중앙회장으로부터 자유로워야만 농협금융의 중심역할이 가능하다”면서 “내부에서 후보군을 내지 못하는 것 또한 그만큼 인력관리가 허술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허 권 농협중앙회 노조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낙하산 인사에 대해 출근저지 투쟁으로 답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 결정은 농협을 정부의 손아귀에 넣으려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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