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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아주경제 ‘제3회 소비자안전정책 포럼’에서 이같이 밝히며 “수입차 회사들이 주요 애프터서비스 부품에 대한 국내 OEM 생산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 부품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현재 이 같은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부품회사도 많다. 수입차 브랜드도 장기적으로 보면 부품값 인하를 통해 수입차 시장을 더욱 키울 수 있어 상호 윈윈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는 서로 눈치를 보고 있지만, 한 곳에서 시작하면 다른 곳에서도 따라올 수 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수입차는 지난해 처음으로 10만대를 돌파, 올해 13만대 전후, 점유율로도 9% 전후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수입차의 약진은 국내외 자동차 회사의 경쟁을 촉발, 국내 소비자에게 이득이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단 평균 국산차에 비해 5.3배 높은 부품값이 수입차 시장 확대를 막고 있다. 이달 초 소비자원이 발표한 수입차 서비스 인프라가 실태에 따르면 수입차 1개 서비스센터가 서비스 해야 하는 차량 대수는 벤츠가 3600대, 가장 적은 토요타도 1700대로 국산 브랜드에 비해 턱없이 낮다. 부품값을 제외한 공임비 역시 벤츠 6만8000원을 비롯 2만원 전후의 국산차에 비해 최소 2배 이상 높다. 부품값이 수입차의 지속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그는 현재를 과거 제조사 중심의 자동차 산업이 소비자 중심으로 변모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자동차 소비자들이 변하고 있다. 최근 급발진, 자동차 강판 부식 등 각종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게 그 증거다.” 세계 각국과의 FTA, 그에 따른 수입차의 대중화 등이 그 동안 국내 회사의 ‘봉’으로 인식돼 온 소비자들이 제대로 된 대접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란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한국 소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인터넷 상에선 반 전문가 수준의 소비자들이 많다. 반응 또한 실시간이다. 이는 해외에서도 높게 평가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이 같은 소비자의 요구와 환경적 변화에 의해 국산-수입차도 변화하고 있다. 그 동안 부르는 게 값이었던 부품ㆍ수리비가 공개됐으며, 푸조나 포드 등은 주요 부품 가격을 30~40% 이상 낮추는 등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단 그는 세계 5대 자동차 생산국에 걸맞는 자동차 문화가 조성되기까지는 아직 정부와 제조사, 소비자 모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현재 자동차 관련 시민단체는 그 숫자가 적을 뿐더러 전문성도 떨어진다. 추상적 문제제기 뿐 구체적 내용 없다. 국토해양부를 비롯한 관련부처도 여전히 보수적이고, 소비자보다는 기업 위주”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시민단체가 함께 외국과의 비교데이터를 꾸준히 발표하는 등 기업을 지속적으로 자극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또 현재 단순 권고기능 밖에 없는 한국소비자원의 기능 역시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미국의 경우 동일한 문제가 2~3건만 반복되도 정부가 움직이는 데 반해, 국내에서는 한국소비자원이나 국토해양부, 시민단체에 신고해도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했다. 상황이 이런 까닭에 김 교수에 개인적으로 하소연하는 소비자도 종종 있다고 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급발진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교수는 “한국은 지난해만 블랙박스가 50만대 판매되는 등 블랙박스 보급률이 높다. 인터넷 상에 공개된 급발진 영상 때문에 오히려 미국에서도 연락이 오는 실정이다. 급발진에 대한 국토해양부 합동조사단의 결과도 전 세계에서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 블랙박스 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췄다. 각종 녹화영상 중 발을 비추는 카메라만 하나 있어도 급발진에서 소비자 과실이 아님을 입증할 수 있다. 세계 최초로 급발진 소비자 승소 케이스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는 전 세계를 뒤엎을 수 있는 결과”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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