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쇄신경쟁… '제살 깎아먹기' 퍼포먼스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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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6-22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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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정치권에 '특권포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국회의원의 특권포기가 국민들에게 '쇄신·변화'의 모습으로 비춰지면서 어떤 특권을 누가 먼저 버리느냐를 두고 너나 할 것 없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특권포기가 과열 양상을 보이며 과거 제출됐던 의안을 재탕하거나 상대당의 안을 따라하는데 그치고 있고, 과도한 특권포기로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민주통합당은 21일 국회에서 고위정책회의를 열고 국회의원의 직무수행과 관련되지 않은 특권을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새누리당이 6대 쇄신안을 내놓고 국회 개원지연의 책임을 지고 6월 세비를 반납키로 한 것이 여론의 호응을 얻자 추격 대응에 나선 것이다.
 
 민주통합당은 지난 20일 국회의원 연금제 폐지안을 제출하는 한편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에게만 적용되는 주민소환제를 국회의원에게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주민소환법 개정안을 발의키로 했다.
 
 하지만 대선정국을 앞두고 벌어지는 정치권의 경쟁적 특권포기는 결국 정치인의 운신의 폭을 좁히거나 진입장벽을 높이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금전'과 관련된 특권포기는 휘발성이 강해 단기간에 여론몰이에 성공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론 정치인의 활동영역을 좁히는 한편 돈 없는 사람은 정치에 뛰어들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또 자금 운용의 음성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위험성도 안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4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국회의원 시절 입법화 한 정치자금법이 도입된 뒤 자기 돈이 없으면 정치를 할 수 없다는 기류가 확산됐으며, 국회의원 및 보좌진들 사이에선 "돈이 없어 정치 힘들다"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또 최근 나오는 안들 대부분이 재탕 혹은 따라하기 수준에 그치고 있어 그 진정성에도 의문이 나온다.
 
 일례로 민주통합당이 발의한 국회의원 연금제 폐지안의 경우 지난 18대 국회 때 국민청원으로 안건에 올랐으나 의원들의 무관심 속에 폐기된 바 있으며, 이미 새누리당의 6대 쇄신안에 포함된 내용이다.
 
 국민청원을 신청했던 차윤석 금융노조 비정규직지부 전 위원장은 "늦게나마 발의된 것은 다행이나 국회내에서 연금제 폐지안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을 것"이라며 "폐지안이 폭과 규모면에서 진정성있게 처리될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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