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국무총리는 26일 가뭄 피해가 극심한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말라붙은 논을 찾아 소방차에 연결된 호스를 직접 붙잡고 이같이 말하며 답답한 마음을 내비쳤다.
김 총리는 천수답에 소방차에서 나오는 농업용수를 뿌리며 가뭄이 한탄스러운 듯 “압력을 더 세게 해도 되겠네”라고 재차 말했다.
또 촬영 기자들이 김 총리가 물대기하는 장면을 바로 앞에서 담자 “일에 방해돼”라고 말하며 10여분간 호스를 붙잡고 천수답 곳곳에 물을 뿌렸다.
김 총리는 물대기 작업 후 "논농사는 (물대기 등을 통해) 그런대로 극복할 수 있는데 문제는 밭농사"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상길 농식품부 1차관은 기자에게 "6월 말, 7월15일까지 비가 안 올 경우 2단계로 소요예산을 취합했다"면서 "예산을 전용해서 6월말까지 600억정도 추산하고 있는데 금주중에 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 총리는 이곳에 도착한 직후 현황브리핑을 듣고 "주말에 비가 올 것이란 예보가 있지만 그것이 늦어 질 수도 있다는 생각 가지고 해갈이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소방대까지 동원, 물한방울이라도 활용해 극복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진인사 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할 일을 해야 하늘도 함께 우리를 도와줄 것"이라며 "정부로서는 결코 비만 오는 것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모든 가능한 일을 총동원해 지원하겠다"면서 고통받고 있는 농민들을 위로했다.
또 화성시에서 남양 장전지구 양수장 설치, 서신 용산지구 유수지 준설사업, 비봉 남전지구 양수장 설치 등을 건의한 것에 대해 "저수지를 준설하는 등 중장기적인 대책도 함께 하겠다. 건의하신 내용은 관계부처에서 검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의 가뭄 현장 방문은 지난 21일 충남 홍성군에 이어 2번째다.
이날 이기환 소방방재청장, 채인석 화성시장 등 7명도 김 총리와 함께 호스를 잡고 논에 물을 대며 주말에 비가 오기를 기원했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가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양파와 마늘 등의 비축물량을 탄력적으로 공급하고 가뭄 지역 논ㆍ밭 1만㏊에 비상 급수를 추진하기로 했다.
관계부처 합동 가뭄 피해 최소화 대책에 따르면 앞으로 2주간 가뭄이 지속할 경우 잎채소류와 양념채소류 등의 수급 차질이 우려되는 만큼 품목별 수급안정대책과 고구마, 고추 등 생육지연 작목에 대한 긴급 급수 등을 추진키로 했다.
특히 2월 한파와 4∼5월 고온에 이은 가뭄으로 공급이 부족한 양파의 경우 올해 의무수입물량 2만1000t을 조기 발주한데 이어 농협계약재배 물량 29만7000t의 신축적 출하를 조절한다.
정부는 마늘의 의무수입물량(7600t)과 국산마늘 비축물량(6000t)을 가격이 높은 시기에 탄력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며 고랭지 수급 변동성에 대비, 값싼 봄배추 3500t도 수매 중이다.
또 관정개발, 양수급수 등을 통해 오는 30일까지 모내기를 끝내고 물 부족 논에 비상급수를 추진하며 밭작물은 급수차량, 다단양수를 통해 급수를 지원한다.
이외에도 현재 저수된 댐 용수를 활용해 실수요량 이상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저수율이 30% 미만인 가뭄지역 농업용 저수지 중 광역상수도 시설과 인접한 곳에 농업용수 20만6000t을 추가 공급키로 했다.
김 총리는 회의에서 “군과 소방의 지원인력ㆍ장비 등을 포함한 총력지원체계를 가동하고 4대강 등에 확보된 물을 농업용수로 우선 지원해 달라"며 "특히 필요한 재원은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최대한 신속히 집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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