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300만원짜리 절전단속이 아쉬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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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0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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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우리나라에서 명동 임대료가 제일 비싼 거 아시죠? 어차피 매일 단속할 것도 아닐테고, 매출 떨어지는 것보다 과태료 무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서울 명동에 위치한 모 화장품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이 전한 말이다. 인근의 의류매장 직원도 비슷한 말을 했다. 그는 “옷을 입어보고 사는 손님이 많은데 푹푹 찌는 날에 매장까지 더우면 누가 들어오겠냐”며 “옷을 입어본다고 해도, 높은 온도 탓에 땀이 날텐데 그렇게 되면 옷이 망가져 우리도 꺼려지는 게 사실이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절전을 유도하기 위해 1일부터 문을 열고 영업하는 매장에 대해 최고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지만, 단속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에도 적정온도인 ‘26도’를 여전히 지키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매출 때문이다. 유난히 전력 낭비가 심한 명동은 임대료가 비싸다. 명동 일대 매장은 132㎡(40평) 기준 보증금 10억원에 월 임대료는 최소 1억원이다.

명동·강남 일대에서 영업하는 상점들 8만 여개가 ‘26도’만 맞춰도 원자력발전 1기의 발전량에 맞먹는 100만kW를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워낙 손님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문을 닫고 영업을 하는 매장이 되레 ‘바보’가 되는 경우도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한류스타의 팬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7000명의 일본인이 입국한 만큼 정부 시책은 달갑지 않은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단속의 실효성에 의문을 갖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되레 과태료를 물고 영업을 지속하는 매장이 속출하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벤트성으로 몇 번 하고 마는 게 아니라 차라리 초반에라도 단속을 좀 더 강화하는 것이 더 (절전의) 필요성을 체감할 것 같다”는 화장품 매장 직원의 지적이 절실히 와닿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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