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분양가 책정, 조합원·시공사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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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0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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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합원 “추가 분담금 가중”<br/>시공사 “낮춰야 청약 성공”<br/>가재울 4구역·왕십리1구역 등 대립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조합원 분양가는 자꾸 올리려하고, 일반분양가는 낮추려하면 우리는 어쩝니까. 안그래도 재개발 사업이 늦어져 추가분담금 부담이 이만저만 아닌데요."

지난달 27일 서울역 인근에 위치한 GS건설 정문에는 한무리의 인파로 북적댔다. 이 회사가 공사를 맡아 시공 중인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가재울뉴타운 4구역 조합원들이 떼로 몰려온 것이다. 이날 조합원들이 회사까지 찾아온 이유는 분양가 책정에 따른 불만 때문이다.

가재울4구역은 시공사(GS건설·현대산업개발·SK건설)와의 본계약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계약 체결 주요 사안인 분양가 문제로 양측의 의견이 갈리고 있어서다.

조합측은 시공사 측이 조합원 분양가를 가계약 체결 당시보다 높이는 대신 일반분양가는 낮추려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주간사인 GS건설은 일반분양가를 낮춰야만 청약률을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사실 양쪽 모두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다. 조합원 분양가를 높이고, 일반분양가를 낮추면 조합원들로서는 추가분담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일반분양가를 낮춰야 그나마 청약률이 어느 정도 나오는 것이 최근 신규 분양시장의 일반적 경향이어서 시공사 입장도 이해가 된다.

이미 GS건설은 한 차례 아픈 경험을 한 바 있다. 이 회사가 최근 일반분양한 영등포 아트자이는 주변 시세보다 높은 분양가를 책정했다가 대거 미분양으로 남았다. 재개발 사업인 이곳은 분양가가 3.3㎡당 1700만원대로, 조합 요구대로 분양했다가 청약률 0.06대 1라는 저조한 성적을 냈다.

일반분양가 책정을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간 마찰이 최근 서울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왕십리뉴타운 1구역의 경우 조합 측이 일반분양가를 3.3㎡당 평균 2000만원 이상으로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시공사는 1800만원대가 적정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양측은 아직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북아현 뉴타운 1-3구역도 최근 분양가 문제로 사업이 늦어지고 있다. 이곳 역시 일반분양가를 정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것이다. 조합은 일반분양가를 3.3㎡당 평균 2000만원 이상으로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시공사는 1800만원대로 낮춰 잡고 있다.

이 아파트 시공사 관계자는 "시장 여건이 좋지 않아 분양가를 맞추기 위해 조율 중"이라며 "올해 안에 일반분양을 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아직도 분양 일정을 예상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분양가를 높여 잡아 결국 미분양 단지로 낙인찍히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올해 초 분양한 왕십리뉴타운 2구역은 분양가를 3.3㎡당 1900만원대로 책정해 일부 미분양이 남아 있다.

이곳은 당초 조합 측이 일반분양가를 3.3㎡당 2010만원 선으로 정해 관리계획처분안을 통과시켰지만 시공사와 줄다리기 끝에 결국 1948만원으로 낮췄는 데도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반면 지난해 11월 분양한 동대문구 전농7구역의 경우 일반분양분에 대한 분양가를 파격적으로 낮게 책정해 청약 성공을 거뒀다.

이 아파트 일반분양분은 3.3㎡당 분양가가 평균 1300만~1500만원대로, 서울 시내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3.3㎡당 1706만원)보다 저렴했다.

권순형 J&K투자연구소장은 "일반분양가 책정 문제로 공사가 지연되거나 미분양이 생기면 결국 조합원이 손해를 보게 된다"며 "분양가를 낮춰서라도 조기에 분양을 마감하는 것이 보다 안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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