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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산시 상록수보건소 김정란) |
잔잔히 흐르는 음악은 개울 소리 같았고, 어머니의 자장가처럼, 그리고 속삭이는 러브~송처럼 들렸다.
어디에서 나는 소리일까? 놀랍게도 화장실에서 나는 소리다.
금번 인사로 상록수보건소로 옮겨 왔다. 여름 초록빛 축하를 받으며 유리문을 여는 순간, 새삼스럽게 음악이 먼저 인사한다.
백조가 달빛에 춤추는 듯한... 지휘자의 멋진 봉 포즈...
빨간색 카페트를 걸어가는 톱 배우의 환상..구슬이 굴러가는 피아노 멜로디....
신데렐라와 왕자님의 왈츠 음악... 아가 천사들의 합창...
365일 멋진 음악회가 열리는 유리속 보석 상자다.
상록수보건소 화장실은 멜로디 화장실이다. 음악은 화장실을 출입할 때에만 들리도록 음향 시설이 되어 있지만, 1층, 2층, 3층의 각 화장실에서 간간이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음악은 교향-시가 되어 각 사무실로, 로비로, 복도로 은은히 퍼져 보건소를 찾는 시민이나 직원들은 다른 관공서에서와는 달리 걸음걸이부터 목소리까지 모두 품위 있고 여유로워보인다. 나만의 생각일까?
목소리가 조금 큰 편인 나도 덩달아 소리를 낮추고 소곤소곤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생각에 잠겨보기도 한다. 그동안 얼마나 바쁘게 살아왔는지, 얼마나 많은 슬픔을, 그리고 기쁨을 지나왔는지... ‘얼마나 많이...’를
아침 빨간 카페트를 밟은 톱 배우는 화장실 벽면 대형거울 앞에 서서 50줄을 훌쩍 넘겨 조금은 긴장 하고 있는 듯 한 주름을 바라보면서 독백한다.
또한 음악은 자기를 돌아보는 효과를 지닌 듯하다.
환자의 눈을 쳐다보기 시작 했다. 그리고 사랑하게 되었다. 특히, 재활 환자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흔들리는 꽃잎, 상처 난 잎새에서 작은 것이 소중하다는 것도 읽었다.
규율반장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다름을 인정해 주고 소화제 (소통과 대화가 제일이다)를 속으로 외치기 시작했다.
누군가 첫사랑을 못 잊어 하는 것은 첫사랑이 칭찬을 많이 해주었기 때문이라 하는데...
첫사랑의 속삭임이 금방 들려올 것만 같은 화장실의 멜로디를 들으며 나비처럼 사뿐사뿐 그리고 우아하게 나의 삶으로 걸어 나온다.
시민 여러분!... 공직자 선후배 여러분!... 우리 사랑 다시 시작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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