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입자’ 힉스 추정 물질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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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04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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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우주의 비밀 풀릴 것인가.

지난 반세기 동안 이어진 힉스 연구가 종착점에 이르고 있다.

아직 ‘힉스 발견’이라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힉스로 추정되는 입자가 포착됐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4일(현지시간) 125GeV(기가전자볼트)의 질량을 가진 새로운 입자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1GeV는 대략 양성자 1개의 질량과 같다.

125GeV는 물리학계에서 힉스 입자가 존재할 것이라 추정한 영역에 포함된다. 이번에 얻은 새 입자가 힉스의 성격에 모두 들어맞는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CERN은 12월까지 새로운 물질의 성질을 연구해 연말 이전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 힉스란 무엇인가

힉스 입자는 우주 탄생의 원리를 설명하기 위한 가설 중 가장 유력한 표준 모형(Standard Model)에서 없어서는 안될 소립자들 중 유일하게 아직 존재를 증명받지 못한 입자다.

우주가 막 탄생했을 때 몇몇 소립자들에 질량을 부여한 것으로 간주된 힉스 입자는 지금까지 관측할 수 없었고 태초의 순간에만 잠깐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이유로 ‘신의 입자’라고 불려 왔다.

현대물리학의 근간인 ‘표준 모형(standard model)’에서는 이 세상이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 소립자 12개(쿼크 6개, 렙톤 6개)와 매개입자(우주 4가지 기본 힘을 전달하는 입자) 4개, 그리고 힉스 입자로 이뤄진다고 본다.

이 17개의 입자 가운데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것은 힉스뿐이어서 표준 모형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라고도 불린다.

힉스 입자는 소립자에 질량을 부여한다.

힉스가 없다면 모든 입자는 빛의 속도로 날아가서 세상은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존재할 수 없다.

즉, 지구도 인류도 세상에 있을 수 없다는 것으로 힉스 발견 여부에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표준 모형에 의하면, ‘대폭발’로 우주가 생성된 시점부터 약 10억분의 1초가 지나는 동안 힉스 입자로 구성된 가상의 에너지 공간 ‘힉스 공간’을 다양한 소립자들이 통과하면서 소립자들이 질량을 얻게 된다.

1964년 영국의 물리학자 피터 힉스를 비롯한 6명의 물리학자들이 이 가설을 처음 제시했다.

원자보다 작은 입자들을 측정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힉스 입자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실험은 1980년대 미국 페르미연구소에서 입자가속기 ‘테바트론’을 가동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며,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강입자가속기(LHC)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빠르게 진전돼 왔다.

힉스 입자의 질량은 양성자의 약 150배 정도일 것으로 추산돼 왔으며, 과학자들은 입자 충돌 과정에서 이 정도의 질량 범위를 갖는 새 소립자가 있는지 여부를 추적해 왔다.

그러나 소립자들이 가속된 양성자들의 충돌 직후 극히 짧은 시간동안만 나타난다는 점 때문에 힉스 입자의 흔적을 찾기 위해서는 무수히 많은 충돌 실험을 해야 했다.

◆ 미지의 영역은 풀릴 것인가

힉스는 자연계에서 그냥 볼 수 없어 학자들의 애를 태웠다.

힉스를 확인하려면 원형 파이프처럼 생긴 거대한 입자 충돌기를 이용해야 한다.

충돌기의 한 지점에서 양 방향으로 광속에 가깝게 양자를 쏘면 양자가 엄청난 에너지(14TeV·테라전자볼트)로 충돌하는데, 이때 튕겨져 나오는 입자를 분석해 힉스 여부를 가린다.

CERN의 ATLAS와 CMS팀은 세계에서 가장 큰 대형강입자충돌기(LHC·둘레 27㎞)를 이용해 실험을 진행해왔다.

새로운 입자가 힉스로 밝혀지면 우주의 비밀을 푸는 실마리를 얻게 된다.

과학자들은 행성·별 등 눈에 보이는 물질이 우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하고 나머지 96%는 암흑 에너지(dark energy) 혹은 암흑 물질(dark matter)로 채워져 있다고 본다.

이 암흑 에너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힉스 입자는 이런 미지의 영역을 연구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힉스 입자가 맞다면 물리학계의 ‘표준모형’을 완성할 뿐 아니라, 질량의 생성 기원을 이해하는데 도움될 것으로 기대된다.

입자들을 수학적으로 완벽하게 기술할 수도 있다.

또 중력·전자기력·약한 핵력·강한 핵력 등에 이은 제5의 힘을 발견하는 의미가 있다.

힉스 입자가 발견되면 우주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물질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표준 모형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된다.

반면 힉스 입자를 찾지 못하거나 새로운 입자의 존재가 규명된다면 표준 모형이 아닌 다른 이론 체계를 통해 우주의 생성에 대한 해답을 처음부터 다시 찾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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