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안산 시화공단의 자동차 부품업체 생산업체 A사 생산 라인에서 직원들이 작업하는 모습(왼쪽)과 서울 명동 중심거리에서 쇼핑을 즐기는 시민과 중국·일본 관광객들의 한산한 모습.> 사진= 박현준 인턴 기자 |
이처럼 유럽 재정위기 여파가 미국, 중국 등 타 지역으로 번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한국경제의 위기감도 ‘비상경영’을 선언한 대기업뿐 만 아니라 중소 제조업체와 대형유통업계를 비롯한 재래시장 등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등 실물경제 전이가 현실적 문제로 닥친 것으로 보인다. 또 서민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꼭 필요한 것만 사고, 교역하는 ‘소비불황’은 당분간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에 지난 4~5일 양일간 아주경제 11기 인턴기자들이 안산시화공단과 구로디지털단지의 생산 현장과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롯데마트, 명동, 종로, 남대문시장, 망원시장 상인들을 찾아 직접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본 바 유럽발 경제위기 불안감이 실제 국내 생산·소비 현장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생산현장 이구동성, “하반기가 더 걱정”
유럽발 재정위기의 여파가 하반기부터 생산현장에 본격적으로 몰아닥칠 것으로 예상했다.
안산시화공단과 구로디지털단지의 중소기업 생산현장 관계자들은 하반기부터 생산물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10곳 중 6곳이 전망했다.
시화공단의 자동차 부품생산 업체의 홍 모 차장은 “현재까지 생산물량에 크게 변함이 없지만 하반기부터는 하락할 것으로 본다”며 “제조업의 성장세가 꺾일 경우 실업 사태가 증폭되고 내수가 침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휴대폰 부품 생산업체 재무담당자는 “소비침체로 기업의 원자재 수요가 쪼그라들면서 악재가 맞물려 전반적인 불황이 닥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1년 수출의존도는 국내총생산(GDP)의 56% 이상인 우리나라로서는 불안정한 대외환경에 그대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제조업계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시장상인들, ‘얼어붙은 지갑’에 발길도 돌려
10년 가까이 남대문에서 가방 도매점을 운영하는 아주머니는 “높은 물가 때문에 사람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다”며 “하루 빨리 경기가 안정돼야 한다”고 우려했다.
주요 상권내 백화점과 대형마트, 재래시장 점원과 상인들은 물가상승으로 장바구니 물가를 위협, 가계 소비 위축이 심화되고 있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실제 서울역과 용산에 위치한 대형마트의 각 품목별 취재 결과, 여름철 성수기를 맞은 육류 등을 제외한 식료품과 의류, 완구류 등의 매출이 최대 40%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한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과 종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점원들은 일제히 “명동을 찾는 사람과 중국인, 일본인 등 외국인 관광객 수가 증가한 것은 맞지만 이들의 소비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며 70% 이상이 이처럼 입을 모았다.
또 백화점은 브랜드와 제품군별로 매출에 차이가 있었지만 명품 매장을 제외하고는 전년동월 대비 세일기간중 임에도 약 10%가량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방문 연령대가 높은 재래시장 도·소매 상인들은 “판관비를 제외한 수익은 본전 수준으로 겨우 가게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인들은 판매부진의 이유로 ‘소비심리위축’(52.5%)과 ‘물가상승(46.7%)을 가장 많이 꼽았다
한편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3일 국방대학교 강연에서 “경기 고점 회복이 이전에 비해 더딜 것”이라며 “글로벌 재정위기로 각국의 실물경제가 위축되고 이 과정에서 재정여력이 고갈돼 국가부채가 누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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