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포커스> 대권주자는 거래소 민영화 찬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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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1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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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준영 기자=박근혜, 안철수, 문재인… 대선 레이스를 앞둔 유력 대권주자도 3년째 지속돼 온 한국거래소 민영화 논란을 알고 있을까. 안다면 민영화에 찬성할지, 반대할지 궁금하다. 어느 쪽이든 논란을 잘 아는 것만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국가 근간인 기업에 자금을 수혈하는 생명줄인 금융투자산업에 아예 관심이 없다면 대권주자로서는 곤란하다는 이야기다.

애초 거래소 개혁이 아무리 급했더라도 공공기관 지정으로 풀 문제는 아니었다. 거래소는 38개 증권ㆍ선물회사가 90% 가까이 지분출자한 민간기업이다. 이 지분 가치만 3조원에 육박한다. 그런데도 2009년 정부는 위헌 논란을 무릅쓰고 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만들었다. 현재 거래소를 보면 인사에서 재무까지 경영 전반뿐 아니라 회사 수익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수수료 체계까지 정부 간섭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성장 의욕을 잃은 채 법원 지시대로 움직이는 법정관리 기업이 연상될 정도다.

정부는 기존 공기업도 민영화하는 판에 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만든 뒤 되레 경영 효율성을 높였다고 이야기한다. 임직원 연봉삭감이나 비용통제로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수수료를 줄여 투자자에게 보탬을 줬다는 것 또한 정부는 되풀이해 말하고 있다.

그러나 설득력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경영 효율성은 정부가 아니라 주주가 평가하는 거다. 좋은 회사는 수익 극대화, 다변화로 배당 많이 하는 회사다. 정부 통제로 국내외 신규사업을 망설이는 바람에 성장 기회를 놓친 거래소는 MB정부 내내 영업이익이 제자리걸음 수준에 머물렀다. 공공기관이 되면서 거래소 상장계획까지 무산돼 주주인 민간기업 또한 출자지분을 팔아 사업확장 밑천으로 활용할 기회가 요원해졌다.

투자자에게 보탬을 줬다는 말 역시 마찬가지다. 주식투자자 500만명 시대다. 정부 요구로 내렸다는 증권 유관기관(거래소ㆍ예탁결제원) 수수료 인하분은 연간 500억원 남짓에 불과하다. 투자자 1명이 1년 내내 수수료 1만원 덜 내는 셈이다. 반면 이 여파로 날아간 증권주와 관련주 시가총액은 수조원이다.

MB정부 금융투자산업 정책은 한마디로 '잃어버린 5년'이다. 유력 대권주자가 자본시장 상징인 거래소에 어떤 소신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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