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관계자 “리영호 해임은 정치적 숙청”

“`장성택-최룡해‘ 주도로 리영호 쳐낸듯" “黨의 軍 통제권 강화”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정부 관계자는 지난 16일 리영호 북한군 총참모장의 해임에 대해 “김정은 체제의 권력기반 강화를 목적으로 한 정치적 숙청사건으로 보인다”고 17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리영호가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타 부처 업무에 간섭하는 등 내부갈등을 일으키고, 군 인사ㆍ통제권을 두고 최룡해 총정치국장과 마찰을 빚자 해임이라는 강수를 둔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민간인 출신의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최룡해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동의를 얻어 신군부의 상징인 리영호에 대해 치밀한 내사를 진행, 비리를 적발해 숙청한 사건이 이번 사건의 본질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 “정통 당 관료 출신인 최룡해의 총정치국장 임명과 군의 외화벌이 기구의 내각 이관, 김정은 군부대 방문 감소 등에서 '군부 힘 빼기' 작업은 이미 예고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리영호 해임건과 관련, “김정은 체제 강화에 잠재적 부담이 될 수 있는 신군부 세력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담은 조치”라면서 “당 정치국 회의 명의로 당직을 해임한 것은 당의 군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그는 리영호의 해임으로 "북한 간부층의 심리적 동요가 예상된다"면서 앞으로 북한 권력층 내부에서 김정은에 대한 맹목적 충성경쟁과 눈치 보기가 심화하는 이중적 현상이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최근 북한이 검토 중인 경제관리 개선 시도가 신군부세력 등 변화 반대세력의 위축에 따라 탄력을 받을 수도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책임 추궁을 우려한 관료들의 복지부동으로 정책이 좌충우돌해 결국 총체적으로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것이다.

또 천안함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누구보다 신변 불안감을 크게 느낄 것이라면서 향후 돌출행동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어 이 관계자는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서라면 사냥개처럼 충성하던 측근들까지도 가차없이 숙청하는 독재자 집안의 차가운 피가 대를 이어 계승되고 있는 셈"이라며 "문제는 김정은이 권력 투쟁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승자와 패자를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김일성ㆍ김정일처럼 가지고 있느냐하는 점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