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LPG-천연가스 삼파전, ‘일진일퇴’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석유와 LPG, 천연가스 등 에너지업계간 내수시장 점유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일진일퇴의 공방을 거듭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와 LPG, 천연가스 등 3대 연료업계는 자동차와 산업시설, 가정용 난방 수요 등을 둘러싸고 각축을 벌이는 중이다. 그런데 공급단가와 환경성 등의 경쟁요인이 변수로 작용하면서 시시각각 경쟁양상이 변하고 있다.

비교적 수세에 몰린 쪽은 SK가스와 E1 등 LPG업계다. LPG자동차의 신차개발 속도가 디젤차에 비해 현저히 느려지면서 수요가 감소하는 추세기 때문.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LPG차는 242만9780대로 집계돼 작년 말보다 482대 느는 데 그쳤다. 이와 비교해 디젤차는 같은 기간 684만5077대로 무려 14만86대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택시업계가 LPG가격 안정화 및 디젤, CNG 등 대체연료로의 전환을 요구하며 파업을 감행, LPG업계가 궁지에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수요약세로 국제 LPG가격이 지속 하락하면서 당분간 국내 공급가격도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돼, 업계가 부담을 덜게 됐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 등 정유업계는 앞서 수치가 말해주듯 그간의 디젤차 보급확대 지원작업이 순탄했으나 최근 환경문제에 부닥쳤다. 세계보건기구 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가 디젤엔진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의 발암성에 대해 기존 ‘발암가능성그룹’에서 ‘발암확실그룹’으로 상향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향후 환경정책 방향에서 디젤차가 불리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한국기계연구원 정동수 박사는 “구형디젤엔진이나 환경규제가 느슨한 산업용 디젤엔진에 대한 규제강화가 필요하지만, 유로5급 클린디젤 자동차까지 발암물질 배출원인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안된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삼천리 등 도시가스업계는 한때 CNG(압축천연가스)버스 폭발사고 등으로 위기에 몰렸지만 최근 세계적인 셰일가스 개발 붐으로 LNG(액화천연가스)수요 확대 전망이 대두된다. 이미 산업용 보일러와 가정용 난방시장에서는 값싼 천연가스가 벙커C유와 LPG 등 경쟁연료를 빠르게 대체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발전용 소비의 경우 올들어 지난 4월까지 천연가스 사용량이 전년동기대비 3.5% 증가했다.

다만, 정부가 원가보다 낮은 도시가스 요금을 합리화하기 위해 지난달 요금을 4.9% 올리면서 연료전환 추세에 제동이 걸렸다.

이같은 에너지 ‘삼파전’은 주로 택시수요를 두고 국지전을 반복하는 양상을 띤다. 기존 연료인 LPG가 상대적으로 높은 공급가격 때문에 택시업계의 지속적인 연료전환 요구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CNG택시 전환이 비교적 활발하다. 서울과 인천 등에서 CNG택시 보급이 늘고 있으며 대구 등 일부 지자체는 개조비용까지 지원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대당 평균 400~500만원이 필요한 개조비용과 취약한 CNG충전 인프라 등은 여전히 큰 장애물로 작용한다. 디젤택시의 경우 면세지원이 필요하고 일부 택시노조는 건강을 염려해 반대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치열했던 에너지세제 개편을 둘러싼 업계간 공방은 올해 대선을 앞두고 잠시 소강생태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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