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밀·콩 부르는게 값… 앞으로가 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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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1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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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국제 원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세계의 곡창지대인 미국과 러시아 등의 이상기후로 작황이 부진하면서 곡물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또한 세계 2위 산유국인 이란과 서방 간의 갈등이 재점화되면서 원유 가격도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 이상기후로 곡물가격 급등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9월분 옥수수 선물가격은 이날 4.9% 상승한 부셀당 7.76달러를 기록, 연중 최고치로 상승했다. 12월분은 4.4% 오른 부셀당 7.725달러로 상승했다. 한달 사이 가격이 41%나 급등한 것이다.

미 농무부(USDA)는 미 전역에 가뭄이 극심해 올해 옥수수 수확량 전망치를 1에이커당 146부셀로 12% 하향 조정하고 비가 오지 않을 경우 수확량은 더 저조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USDA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수확된 옥수수의 품질상태가 '좋음(Good)'과 '훌륭함(Excellent)'인 경우는 지난주(31%)보다 9%포인트 하락했다. 옥수수는 미국에서 재배되는 농작물 경작지의 7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밀 가격도 지난달보다 40%나 상승했다. 9월분 밀 가격은 연중 최고치인 부셀당 8.84달러로 치솟았다. 9월분 밀은 캔자스시티 상품거래소(KCBOT)에서 부셀당 8.84달러, 곡물거래소인 미네아폴리스(MGEX)에서는 9.83달러를 기록했다. WSJ는 옥수수 가격 급등이 밀의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고 전했다. 또한 흑해 지역의 작황 부진에다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가격은 계속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 농림부는 건조한 기후로 올해 국내 밀 생산이 전년보다 9.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밀 공급량이 충분해 지난해보다 다소 가격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CBOT에서 8월분 콩 가격은 전달보다 20% 오른 부셀당 16.338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옥수수와 달리 콩 가격은 가뭄이 해소된다면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콩의 발육 기간은 8월 이후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남미에 불어닥친 가뭄으로 콩 수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시장은 미국의 콩 수확량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같은 곡물 가격 상승세가 식품 비중이 높은 신흥국의 물가 상승은 물론 정치적 혼란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란 리스크' 재점화 유가도 상승세

원유 가격도 4일 연속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보다 1.33달러 상승한 배럴당 88.43달러에 거래됐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8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1.17달러 오른 배럴당 103.57달러를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을 둘러싼 서양과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원유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지난 15일 세계 원유 수송량의 35%가 이동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압박했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이달부터 이란산 원유와 금융 제재를 가하자 초강수를 둔 것이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이란의 긴장감을 줄이기 위해 이날 호르무즈를 우회하는 대형 송유관을 개통하기도 했다.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새로운 송유관이 이란 리스크를 줄여 원유 가격 상승을 막아줄 것으로 분석했다. 그렇지만 새 송유관의 물동량은 전체 규모의 40% 정도로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미국과 중국이 하반기 경기 하강을 우려해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17일과 18일 이틀간 미국 의회에 출석해 추가부양책을 언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지난 15일 하반기에 중국 경제 성장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발언한 것도 유가 상승에 한몫했다.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원유 소비국이다. 중국이 경기 추가 부양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유가도 상승했다고 FT는 분석했다. 이날 뉴욕 제조업경기를 보여주는 7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가 시장 전망치를 웃돈 점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

소시에테제네럴의 마이크 위트너 글로벌 원유시장 책임자는 “올해 상반기에 원유가 과잉 공급되면서 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냈으나 상반기에는 공급량이 수요에 맞춰지면서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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