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보다 짧은 대졸 첫 직장'..11개월 일자리 찾다 19개월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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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1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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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령층 취업자 90% “계속 일하고 싶다”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김미정 씨(27·가명)는 한 이벤트 회사에서 한 달에 70만원을 받으며 인턴으로 일을 시작했다. 수습기간이 끝난 후 정규직으로 전환됐지만 월급은 100만원도 채 안됐다. 개인별 성과에 따라 차등지급되는 인센티브로 실수령액을 늘릴 수 있다는 말을 믿고 야근은 물론 주말까지 반납했다. 그러다 5년차임에도 장시간 근로를 하며 200만원도 못 받는 선배를 보고 결심이 섰다. 김 씨는 1년 4개월 만에 첫 직장을 그만뒀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청년층 및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청년층 대졸자(3년제 이하 포함)의 자화상이다. 반면 고령자 취업자의 90%는 계속해서 일하고 싶어했다. 생계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졸업·중퇴 후 ‘취업준비생’으로 지내다 11개월 만에 일자리를 얻지만 첫 직장 근속기간은 1년 4개월에 불과하다.

첫 일자리가 현 직장인 경우를 포함해도 청년들의 첫 직장 평균근속기간은 1년7개월로, 2010년 1년 9개월이던 근속기간은 지난해 1년 8개월로 줄어든 이래 1개월이 더 짧아졌다.

생애에서 가장 오래한 일자리에서의 근속년수도 지난해 처음 20년 밑으로 떨어지더니 올해는 19년 7개월로 더 짧아져 평생직장에 대한 개념이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층 고용률(15~29세) 은 41.4%, 실업률은 8.0%로 전년 대비 각각 0.2%포인트, 0.7%포인트 높아졌다.

첫 일자리를 그만둔 이유로는 보수, 근로시간 등 근로여건 불만족이 44.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년동월보다 1.7%포인트 늘었다. ‘건강, 육아, 결혼 등 개인·가족적 이유’는 18.0%, ‘전공, 지식, 기술, 적성 등이 맞지 않음’은 8.8%에 불과했다.

졸업·중퇴한 청년 취업자가 일자리를 구하게 된 경로는 주로 ‘신문, 잡지, 인터넷 등 응모’(28.4%), ‘공개시험’(20.9%), ‘가족·친지 소개’(20.5%) 등을 통해서였다.

자영업 등을 포함해 청년층의 첫 일자리를 산업별로 보면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40.5%), 도소매·음식숙박업(26.0%), 광업·제조업(17.6%) 순이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하위일자리에서 경력을 쌓아 중간일자리로 올라가는 ‘일자리 사다리’가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 연구위원은 “첫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임금 상승률도 보장받는다면 금세 그만두는 사례는 줄어들 것”이라며 “중소기업 등에서 경력을 쌓아 더 좋은 직장으로 옮겨갈 수 있는 사다리가 없다”고 진단했다. 대졸 이상 고학력층이 어떻게든 괜찮은 일자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려고 취업준비 기간을 1년 가까이 두는 것도 같은 이유라는 설명이다.

한 직장에서 오래 근무하는 기간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2008년 20년 8개월이었던 근속기간은 올해 19년 7개월로 지난해보다 2개월 줄었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옛말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고령층의 고용률은 52.3%로 1.5%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일자리에서 은퇴할 나이인 65~79세의 고용률은 37.4%로 1.7%포인트 올랐다. 전체 고령자의 59.0%는 장래에 일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현재 취업자인 고령자 549만 6천 명 중 90.2%가 계속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 이유는 ‘생활비에 보태려고’가 49.4%로 절반을 차지했고 ‘일하는 즐거움 때문에’는 34.3%였다.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두는 이유로는 사업부진·휴·폐업이 27.0%이 가장 높았고 건강상의 이유가 26%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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