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미국PGA 투어챔피언십 연장전에서 '해저드 샷'을 하는 빌 하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 캡처]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워터해저드라고 하여 모두 물이 차있는 것은 아니다. 물이 말라있을 수도 있고, 얼어있을 수도 있다. 또 자갈밭인 경우도 있다.
그런 곳에 볼이 멈출 경우 1벌타를 받는 것이 아까울 수도 있다. 따라서 칠 수 있으면 그대로 치면 된다. 물론 무벌타다. 단,규정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드레스나 백스윙 때 클럽헤드가 바닥(지면, 수면, 얼음 등)에 닿으면 2벌타가 따르므로 유의해야 한다.
워터해저드에 볼이 들어가면 ‘무작정 1벌타’를 떠올리는 골퍼들은 그런 선입관을 바꿔볼만하다. 프로들의 경우 수심이 얕을 경우 물에 잠겨있는 볼을 종종 친다. 아마추어들은 겨울에 물이 얼어있을 경우 얼음위에 놓인 볼을 쳐볼만하겠다.
지금도 골퍼들의 뇌리에 생생한 사례가 있다. 지난해 9월 열린 미국PGA 투어챔피언십 연장전. 빌 하스가 친 볼이 그린옆 워터해저드에 빠졌다. 볼은 물에 완전히 가라앉지 않고 반쯤 잠겼다. 그래도 치기 쉽지 않은 상황. 그러나 하스는 승부를 걸었다. 물속에 스탠스를 취한 채 ‘해저드 샷’을 강행한 것. 그린사이드 벙커샷을 할 때처럼 웨지로 볼 2∼3인치 뒤의 물을 강하게 쳤다. 볼은 붕 떠 그린에 오르더니 스핀을 먹고 홀옆 50㎝에 멈췄다. 기막힌 파 세이브. 하스는 그 샷으로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것은 물론, 페덱스컵 보너스 상금 1000만달러를 거머쥐었다.
이처럼 워터해저드에서 타구를 할 수 있으나, 어디까지나 해저드이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를 해야 한다.
1991년 3월 미국PGA투어 도랄라이더오픈 1라운드 직후 폴 에이징거가 실격 통보를 받았다. 1라운드 때 워터해저드 안에서 스탠스를 취할 때 발로 자갈을 헤친 것이 TV화면에 비쳤고, 그 장면을 본 시청자가 제보를 해온 데 따른 것이다.
대회 주최측에서는 면밀히 조사했고, 결국 에이징거가 해저드에서 스트로크 전에 ‘루스 임페디먼트’를 제거했다는 이유로 실격을 주었다. 물론 1라운드 도중이나 그 직후 알려졌으면 2벌타로 그칠 일이었으나, 이미 1라운드 스코어 카드를 제출한 뒤였기 때문에 스코어 오기로 실격을 부과한 것. 에이징거는 고의로 그런 것이 아니라, 무지나 실수로 그랬을 것이다.
워터해저드에서 볼을 칠 땐 칠 수 있다는 점에 들뜨지 말고 첫째도 조심, 둘째도 조심해야 한다. 어드레스 때나 백스윙 도중 클럽헤드가 수면(지면)에 닿아서도 안된다. <규칙 13-4c,재정 13-4/13 및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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