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십자인대 부상, 여성이 더 취약 - 송상호 웰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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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3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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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호 웰튼병원 원장
"대~한민국!" 2002년 여름을 붉게 물들인 함성이 이번 런던올림픽에서도 재현될까.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에게 주문한 1순위는 부상 방지였다.

축구선수들이 가장 많이 겪는 부상은 십자인대 파열이다. 오죽하면 선수들의 '직업병'이라고 불리겠는가.

우리 신체에는 무릎 앞과 뒤를 지탱하는 전방 십자인대, 후방 십자인대가 있다.

십자인대는 굵기가 가는 섬유다발로 이뤄져 있어 외부 충격이 가해지면 쉽게 끊어질 수 있다.

환자의 60%는 인대가 '뚝' 하고 끊어지는 것이 느껴지고 통증 때문에 정상적인 걸음을 걷는 게 어렵게 된다.

그런데 그 중에서 여성의 부상이 더 많다는 것은 의외다.

한국 여자축구의 기대주 여민지 선수는 지난해 4월 십자인대 파열로 수술을 받은 바 있다.

미국의 휴스턴 스포츠 메디슨(medicine) 학회에 따르면 여성의 전방 십자인대 손상이 남성보다 4~8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말이 대변하듯 심리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구조도 남성과 여성은 많은 차이가 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골반이 넓고 발이 쉽게 내전되어 다리가 휘는 각도가 남성은 평균 13도인 데 비해 여성의 경우 18도 정도로 크다.

큰 'Q-angle(Q-각)'은 외부의 외반력(valgus force)에 영향을 받아 전방 십자인대(ACL)에 가해지는 부하를 높이게 돼 손상 확률이 큰 것이다.

또한 여성은 남성에 비해 대퇴골 과간절흔의 폭이 좁다.

대퇴골의 과간절흔이 좁기 때문에 전방 십자인대의 움직임을 제한하고 움직이는 동안 전방 십자인대를 집는 작용이 발생하게 된다.

이렇게 전방 십자인대가 타이트한 상태에서 절흔에 부딪히며 부상 위험이 높아진다.

여성의 대퇴근육은 남성보다 덜 발달되어 있는 것도 남성보다 전방 십자인대 손상이 많은 이유 중 하나이다.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약한 근력으로 인해 십자인대의 역할이 커진다. 그만큼 손상받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뿐만 아니라 여성의 생리주기와 호르몬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운동역학회지(2009년) 및 미국운동학회지(2010년)에서는 여성의 생리 주기 및 호르몬이 인대의 느슨함에 영향을 준다는 논문이 실렸다.

생리 중반기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감소와 생리 말기 릴랙신 호르몬의 분비는 인대를 약하게 만들고 관절을 이완시켜 십자인대 부상 위험이 더 높아진다.

이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여성의 생리 주기를 고려해 선수의 시합 및 운동 강도를 조절한다고 한다.

점프 후 착지 시의 증가된 회전력이 인대에 무리를 줘 전방 십자인대 손상이 가해지기도 하는데, 이는 선천적인 부분으로 이러한 신체적 특성에 맞춘 훈련법이 필요하다.

십자인대 손상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파열이 더 커지거나 관절 연골 손상, 2차적 퇴행성 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어 적절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파열이 50% 이내인 경우는 대퇴사두근 등 관절 주변의 근력 강화운동 등 재활운동을 통해 기능을 보완할 수 있지만 50% 이상 파열된 경우엔 관절내시경 수술을 시행한다.

대한민국 여자축구의 위상과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우리가 짚어봐야 할 것은 이러한 여자선수들이 전방 십자인대 부상에서 조금이나마 안전할 수 있게 배려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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