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재앙' 하반기 덮치나..곡물가 상승에 '애그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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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2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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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정사실화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로 확산될 듯<br/>국내 식음료품업계 곡물가 급등..줄줄이 가격인상

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최악의 가뭄과 폭염에 따른 ‘애그플레이션’이 내년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내 물가 역시 비상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국제가격의 변동세가 국내 물가에 반영되는 시간(4개월~7개월)을 고려했을 때 이르면 올해 말 쯤 국내에 ‘물가 재앙’이 닥칠 수도 있다며 경고하고 나섰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 농무부(USDA)는 소고기를 비롯한 돼지고기, 달걀 값이 내년에 3~4%까지 띌 것이라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앞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농업전망 2012-2021’보고서를 통해 현재의 국제곡물가격 상승세가 2021년까지 10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 하는 등 ‘밥상물가’와 관련된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석호 농촌경제연구원(KREI) 박사는 “6월 이후부터 국제 곡물가가 급등한 부분을 고려했을 때 올 11월부터 국내 물가에 반응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 물가 상승을 제언했다.

그는 “애그플레이션은 이미 기정사실화 됐으며, 그 파장이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장될 것으로 농촌경제연구원 분석 결과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는 세계 옥수수와 콩 생산량의 40%를 생산하는 미국이 무더위와 가뭄으로 인해 작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향후 미국의 가뭄이 해갈되고 다시 곡물류의 생산량이 회복된다 하더라도 이 역시 4~7개월 이후에나 국내 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현재로선 애그플레이션을 피할 길이 없다는 것이 한 박사의 주장이다.

김응규 농협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콩과 옥수수 등 국제 곡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이는 전체적인 물가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소, 돼지 등의 사료작물로 많이 이용되는 콩과 옥수수의 값이 급등하면 축산농가들이 수지가 안 맞아 소, 돼지 사육을 포기하거나 (소, 돼지 등 상품의) 시장가격을 올리게 될 것”이라며 “결국 축산물 가격이 상승할 것이고 이는 전체 식품 시장물가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올 하반기, 전기와 도시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 또한 예정돼있어 서민들의 체감물가 상승률은 더욱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애그플레이션으로 인한 폐해를 미연에 방지키 위해 관련기관 및 업계와 더불어 긴급 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정부는 지금의 곡물 상승세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을 경우 △사료·화학비료 구입자금 지원 △밀·콩의 할당관세 무관세화 △쌀가루를 이용한 밀가루 대체 등 지난 2008년 애그플레이션 당시 꺼냈던 카드를 재사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2008년 애그플레이션의 경우 이상기후를 비롯해 개발도상국의 급성장으로 인한 곡물 수요급증, 곡물의 대채연료 소진 등 다양한 상승 요인이 도사렸던 반면, 올해는 이상기후에 전적으로 그 원인이 있어 정부의 대응책이 여전히 통할지는 미지수다.

한편 곡물가 급등에 못이겨 식품업계들은 벌써부터 줄줄이 제품가격 인상에 나섰다.

삼양식품은 내달 1일부터 라면 주원료인 밀가루와 팜유 가격 급등에 따라 ‘삼양라면’의 가격을 10% 인상한다. 삼양식품은 지난 2008년 애그플레이션 당시에도 라면가격을 인상했던 바 있다. 하이트진로도 맥아·보리 등 맥주 원료가격의 상승을 이유로 28일부터 맥주의 평균 출고가를 약 6%가량 올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곡물가 급등으로 인해 식품업계 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며 “삼양식품의 라면가격 인상은 식품업계 가격인상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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