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서울·수도권 주택 가격 하락세의 지속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방 집값 상승폭 둔화가 주된 이유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대내외적인 경제 불안과 일부 지역의 주택공급 과잉까지 겹치면서 지방 부동산시장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방 부동산 지표도 '빨간불'
국민은행 시세 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아파트값은 0.1% 내렸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아파트·단독주택·연립주택 등을 합한 전국의 전체 주택 매매가 변동률도 5~6월 두 달 연속 0.0%로 상승세가 멈췄다.
경남지역도 아파트값이 6월 들어 처음 하락(-0.2%)했다. 전체 주택도 같은 기간 0.1% 빠졌다.
부동산 소비심리지수도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6월 전국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는 99.0으로, 전월(109.5)보다 10.5포인트 하락했다.
지방 주택 거래량도 감소세다. 국토해양부 조사를 보면 6월 전국 주택 거래량은 5만69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3% 줄었다. 지방은 32.1%나 감소했다.
◆집값 급등 및 공급 과잉 지역에서 시장 침체 뚜렷
지방에서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였거나 하락세로 접어든 지역은 최근 몇 년 새 가격이 급등했거나 공급물량이 집중되고 있는 곳들이다.
대표적인 곳이 경남 거제시다. 거가대교 개통(2010년 12월) 후 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 지역 아파트값은 지난해에만 23.3%나 올랐다. 하지만 지난 2월부터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올 들어 7월 말 현재까지 2.6% 떨어졌다. 개발호재를 등에 업고 2006년부터 계속되던 집값 상승세가 6년 만에 꺾인 것이다.
엑스포(국제박람회) 개최지인 전남 여수시 주택시장에도 수상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2009년 이후 연속 상승하던 집값이 이달 중순부터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달 셋째주의 경우 여수지역 집값이 일주일 전보다 0.6% 떨어져 전국에서 한 주간 낙폭이 가장 컸다.
공급물량이 늘어난 지역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강원(408가구)·충남(398가구)·부산(384가구)·대구(164가구) 등지에서 신규 미분양이 발생했다. 다행히 기존 물량의 감소폭이 이를 상쇄했지만, 앞으로 공급이 계속 늘어날 경우 소화불량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대내외적으로 경기가 불안하고 집값 상승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지방 주택시장까지 영향을 받는 분위기"라며 "특히 부산과 대전은 호황에 공급이 충분해지고 장기 집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 누적으로 당분간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지방 주택시장을 보면 공급량과 개발호재에 따라 지역적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 이 같은 지역별 온도차는 갈수록 더 확연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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