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계열사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두고 지방은행들의 인수 경쟁이 다시 시작될 전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한 예비입찰에 아무도 참여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공은 차기 정권으로 넘어간 상태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최근 이에 대해 “매각을 위해서는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인수자격 규제와 일괄매각 방식 등을 보다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는 의중을 나타낸 것이다.
계열사를 분리해 매각할 경우 그간 경남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여왔던 BS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 간 경쟁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여진다. 광주은행 역시 전북은행이 인수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지역사회 환원'을 주장하며 소상공업계 역시 가세하고 있다.
DGB금융지주의 하춘수 회장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우리금융 분리매각안이 나온다면 경남은행 인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10년 우리금융 민영화 1차 시도 당시, 대구은행은 경남은행 인수에 참여한 바 있지만 무산됐다. 지난해 지주사를 설립한 후, 수익 다각화를 위해 캐피탈사를 인수하는 등 지속적으로 외형을 확대해가고 있는 추세다.
대구은행이 경남은행을 인수할 경우 영남지역 채널 확보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큰 편이다. 3월말 현재 대구은행은 부산과 울산, 경남에 총 7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지만 경남은행의 해당 지역 지점을 합치면 150개를 훌쩍 넘긴다.
이미 지난해 조직개편으로 부산영업부를 동남본부로 승격하고 영남권 영업망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BS금융지주 역시 지난해 지주사 출범 이후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저축은행과 보험사 인수 등을 추진하며, 외형성장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금융 인수전 당시 BS금융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의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하는 등 경남은행을 두고 꾸준히 눈독을 들여왔다.
성세환 부산은행장은 취임 당시 전국 광역시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내세웠다. 이미 경상권 지역의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부산은행이 경남은행과 합쳐질 경우 부산을 포함, 영남지역까지 기반을 다지게 된다.
6월말 기준으로 경남은행의 총자산은 30조원 가량. BS금융(약 43조원)과 DGB금융(약 35조원)이 각각 인수할 경우 자산은 약 60~70조원 가까이 불어난다.
광주은행 역시 지난 1차 우리금융 매각 시도 때 전북은행이 인수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전북은행은 호남지역 내 수익 창출이 쉽지 않은 탓에 수도권 영업망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지방은행 가운데 서울 내 지점을 가장 많이 보유한 광주은행(6개, 3월말 현재)을 인수할 경우 확장 동력이 더욱 탄탄해진다. 여기에 광주은행 인수추진위원회와 출자협의회 등도 꾸준히 지역자본에 의한 인수를 요구하고 있다.
경남은행 또한 지역 정치인들을 내세워 '독자생존'을 주장하는 지역 내 인수추진위원회가 있다. 지역 소상공인들이 주축이 돼 결성된 것으로, '지방 향토은행'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경남은행의 박재노 노조위원장은 "분리매각은 당연히 필요하나 지방은행들의 인수·합병(M&A)을 위해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당초 1960년에 지방은행이 생겨날 당시의 취지에 맞도록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매각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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