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유럽 판매 급증 현대기아차 견제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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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8-0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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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의 ‘한국차 우선감시’ 요청에 EU 검토 착수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유럽연합(EU)이 현대기아차를 견제하고 나섰다. 지난해 7월 한-EU 체결 이후 현지 자동차 시장 감소세 속 나홀로 판매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현지시각) 외신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앞선 3일 프랑스 정부가 요청한 한국 자동차의 EU 수출 ‘우선 감시(prior surveillance)’에 대해 검토에 나섰다. 집행위는 관련 규정에 따라 내달 초 수용 여부를 발표할 전망이다.

앞서 아르노 몽트부르 프랑스 산업장관은 “올 1~2월 한국차 수입이 50% 늘었다”며 불공정 경쟁 가능성을 제기했다. FTA 체결국 사이에 특정 품목 수입이 급증할 때 관세를 다시 부과하는 ‘세이프가드’ 조항을 염두한 발언이다.

이는 프랑스 자동차 회사인 PSA그룹(푸조ㆍ시트로엥)와 르노의 자국 내 자동차 판매가 올 상반기에 전년동기대비 각각 21.6%, 18.6% 줄어드는 등 전체 시장이 14.4% 감소한 가운데, 현대기아차만 28.5%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이 추세는 비단 프랑스 뿐 아니다. 올 상반기 전체 유럽 시장이 6.3% 감소한 690만대인 데 반해, 현대기아차는 17.4% 늘어난 약 41만대를 판매, 역대 최대 점유율(5.9%)를 기록중이다. 올 6월에는 역대 최고인 6.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에 올 초부터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피아트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차의 유입이 과잉생산에 시달리는 유럽 업체에 또 다른 압박이 되고 있다”고 하는 등 현지 기업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앞서 GM 산하 유럽 오펠 노조가 한국GM 생산분 일부를 유럽으로 이전하라고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프랑스의 이번 요청이 EU로부터 수용될 경우 독일, 영국 등 타 EU 국가로의 확산도 우려된다. 이번에 불만을 제기한 프랑스는 오히려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3%대로 6% 전후의 타 국가보다 낮은 편이다. 더욱이 7월 들어 올 상반기 유일하게 소폭 상승세였던 독일 시장도 전년동기대비 5.0%의 감소세로 돌아섰다. 덩달아 유럽 최대 업체인 독일 폭스바겐도 같은 기간 판매가 4.1% 줄었다.

이 같은 조치와 검토가 현대기아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현대기아차 현지 판매의 90%는 유럽 현지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한국GM과 쌍용차의 수출분을 더해도 국내서 수출하는 한국차의 양은 많지 않다. 다만 이 같은 압박이 현지의 영업 활동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게 업계의 우려다.

다만 당장 세이프가드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내에서도 BMW, 벤츠, 아우디 등 유럽 수입차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통상마찰로까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달 말 2분기 실적발표 때 “(이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하고 있다”면서 “다만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세이프가드를 우려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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