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노후 수도관 개량 부족에 따른 관로 파손으로 일어나는 물 공급 중단 등의 사고는 지난 2005년만 해도 51건에 머물렀다. 이후 2008년 69건, 2009년 78건, 2010년 104건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울산·창원·포항·여수 등 국가산업단지의 공업 용수도의 경우 매설 후 40년에 육박해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 지역에서 단수 사고 발생시 입을 수 있는 피해 규모는 막대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공업 용수도가 1일 단수됐을 때 조업 피해는 2조1000억원 가량으로 예상된다”며 “공업 용수를 받고 있는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물값 현실화로 시설 안정화를 위한 투자 재원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수돗물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의 도입도 필요한 상황이다.
환경부가 실시한 주민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돗물 불신은 냄새(19.5%)와 맛(10.9%)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맛·냄새에 영향을 미치는 지오스민 등의 물질은 일반정수처리시설에서는 환경부 권고기준을 초과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반면 고도정수처리시설이 도입된 고양·반월 정수장에서는 평균 제거율이 91~98%로 권고기준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와 수공도 이같은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수공에 따르면 20년 이상 노후관은 전체 4957km 중 22%인 1074km에 달한다. 2005년 656km보다 64%나 급증했다.
노후 수도관을 개량하기 전(왼쪽)과 개량 후 모습. |
국토해양부도 노후시설 안정화와 신규 건설 등을 위해 2009년 수도정비기본계획을 세우고 2016년까지 6조3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재원 부족으로 노후관에 대한 투자는 미미한 수준이어서 2007~2011년간 노후관 투자는 109km에 1654억원에 그쳤다.
수공 관계자는 “1970년대 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새로운 오염물질 유입 증가로 기존 정수처리 공정에 한계가 있다”며 “물값 현실화로 투자 재원을 확보해 시설 고도화 등 수돗물 안전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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