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물 복지'다> 수도권 노후화 심각…시설 개선·확충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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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8-0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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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명철 기자=최근 전국 각지에서 광역 상수도관의 노후에 따른 수도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매립된지 수십년이 지난 수도관을 교체하면 해결될 문제이지만 교체가 쉽지 않다. 수도값이 장기간 저렴한 요금으로 동결되면서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노후 수도관 개량 부족에 따른 관로 파손으로 일어나는 물 공급 중단 등의 사고는 지난 2005년만 해도 51건에 머물렀다. 이후 2008년 69건, 2009년 78건, 2010년 104건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울산·창원·포항·여수 등 국가산업단지의 공업 용수도의 경우 매설 후 40년에 육박해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 지역에서 단수 사고 발생시 입을 수 있는 피해 규모는 막대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공업 용수도가 1일 단수됐을 때 조업 피해는 2조1000억원 가량으로 예상된다”며 “공업 용수를 받고 있는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물값 현실화로 시설 안정화를 위한 투자 재원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수돗물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의 도입도 필요한 상황이다.

환경부가 실시한 주민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돗물 불신은 냄새(19.5%)와 맛(10.9%)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맛·냄새에 영향을 미치는 지오스민 등의 물질은 일반정수처리시설에서는 환경부 권고기준을 초과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반면 고도정수처리시설이 도입된 고양·반월 정수장에서는 평균 제거율이 91~98%로 권고기준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와 수공도 이같은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수공에 따르면 20년 이상 노후관은 전체 4957km 중 22%인 1074km에 달한다. 2005년 656km보다 64%나 급증했다.

노후 수도관을 개량하기 전(왼쪽)과 개량 후 모습.
수도관이 노후한 상태로 방치되면 내외부 부식이 심화돼 단수사고 증가 및 수질 안정성에 위험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따라 수공은 지난 5월 수도권 광역상수도 관내부를 굴착 없이 개량하는 공사를 완료하는 등 수도관 보완에 나서고 있다.

국토해양부도 노후시설 안정화와 신규 건설 등을 위해 2009년 수도정비기본계획을 세우고 2016년까지 6조3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재원 부족으로 노후관에 대한 투자는 미미한 수준이어서 2007~2011년간 노후관 투자는 109km에 1654억원에 그쳤다.

수공 관계자는 “1970년대 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새로운 오염물질 유입 증가로 기존 정수처리 공정에 한계가 있다”며 “물값 현실화로 투자 재원을 확보해 시설 고도화 등 수돗물 안전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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