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재정위기로 인한 대외불안이 장기화된 시점에서 불요불급한 비과세·감면은 정비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현재 세법에 규정된 전체 비과세·감면제도 수는 총 201개다. 이 가운데 103개의 제도가 올해 말, 일몰을 맞는다. 이중 올해 세법 개정안에서 24개의 비과세·감면을 폐지하고 26개를 손질했다. 다른 감면 항목과 겹치거나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번에 신설한 항목은 5개다. 폐지 비율로 따지면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정부는 내년 균형재정을 달성하기 위해 비과세·감면을 대폭 정비하고 탈루소득을 발굴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공언에 비해 실제 폐지는 많지 않다는 분석이 높다. 정부가 포기한 세수만 해도 올해 전체 국세 수입의 14%인 32조원에 달한다.
내수활성화를 임기 말 최우선 정책으로 삼은 정부로서는 그야말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표심챙기기’도 한 몫 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정부가 재정정책의 최대 목표로 삼았던 ‘2013년 균형재정 달성’시나리오는 ‘물 건너 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비과세·감면 혜택으로 인한 국세 감면 총액은 계속 늘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비과세·감면에 대해 기간 연장에 대한 재평가 문제를 다듬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한욱 KDI 연구위원은 ‘조세지출 현황 및 효율적 관리방안’이라는 제하의 보고서에서 “성과평가 없이 제도가 확대돼 온 측면이 있는데 엄정한 평가를 거쳐 제도의 존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연구소 연구위원도 “경제를 정치문제와 맞물려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국회 논의과정에서 ‘표심’에 민감한 정치권이 정부의 비과세 감면 정비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렇다고 해도 공평과세를 내세웠던 정부가 좀 더 확고한 의지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말 뿐인 정비라는 비판을 받는 것”이라며 “재정여력 확보 및 ‘공평과세’ 확립이라는 차원에서 목표를 달성한 비과세·감면제도는 과감하게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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