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양도성예금증서(CD·91일물)의 실질금리는 연 1.84%로 2008년 1월(1.91%) 이후 4년 반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수치다. 물가 변동에 따른 실제 돈의 가치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실질금리가 증가하면 물가를 고려한 이자 부담은 커진다.
7월 CD 금리 평균은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한 연 3.34%를 기록했는데 '금리조작 의혹'이 일어난 후 크게 떨어진 것이다.
은행권 자금조달비용지수인 코픽스(COFIX)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6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연 3.62%를 기록했다. 6월 물가상승률 2.2%를 빼면 실질금리는 1.42%다. 2010년 1월 지수 도입 이후 최고치이며, 잔액기준 코픽스의 실질금리도 1.70%로 역대 최대다.
지표금리의 기준이 되는 국고채 3년물의 실질금리는 7월 1.51%로 2009년 11월(1.92%) 이후 가장 높았다. 국고채 3년물 실질금리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마이너스(-) 상태를 이어갔으나 올해 2월부터 양(+)으로 반전해 11개월간의 ‘마이너스 금리시대’를 마감했다.
그러나 은행 대출 대부분이 CD금리와 코픽스에 연동돼 있다는 점이 문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1분기 은행권 전체 대출 1079조원 가운데 686조원이 변동금리 대출이다. 이중 CD 연동 대출이 324조원, 코픽스 연동 대출이 154조원이다.
가계대출은 더 심각하다. 5월 말 현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642조원 중 고정금리는 6.7%인 43조원에 불과하다. 가계대출의 93.3%는 CD나 코픽스와 같이 특정금리에 연동된 것으로, 이들 금리의 실질금리가 올라간 만큼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가계의 부담도 커지게 된다.
단, 대출금리는 미래 특정기간 동안 예상되는 수익률인 만큼 현재를 포함한 특정 시점의 물가와 단순 비교해 실질금리를 계산하는 것은 시계열상의 불일치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게 한국은행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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