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이어 中·日‘휘청’…세계 경제 바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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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8-1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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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배인선·박현준 인턴기자=유로존의 금융위기 여파가 아시아 시장까지 뒤흔들면서 세계 경제가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경제 대국인 일본의 2분기 실적이 좋지않다. 더 큰 문제는 후반기 전망이 더욱 암울하다는 것이다. '세계 경제의 엔진' 중국도 지난 7월 수출 증가율이 1.0%에 그치는 등 상황이 심상찮다.

◇일본, 중국경제마저 불황 조짐=일본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총생산(GDP)이 성장세로 돌아서며 경기 침체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2분기 GDP 성장률은 1.4%를 기록해 전 분기(5.5%)에 비해 성장세가 뚝 떨어졌다. 이토록 성장세가 무뎌진 이유는 엔화 강세다. 지난 2월 주춤하던 엔화는 2분기 한 때 뉴욕 외환 시장에서 달러당 78.21엔까지 치솟아 올해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강세를 떨치며 일본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러한 엔고(高) 현상은 달러화와 유로화의 부진이 원인이다. 달러화는 미국의 재정절벽 우려와 함께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으며, 유로화도 재정위기 악화로 엔화 대비 약세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엔고 현상이 지속되자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져 무역수지도 바닥을 기고 있다. 최근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상반기 무역지수는 2조 9158억 엔 적자로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중국 경제도 사정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중국 경제를 이끄는 삼두마차인 ‘수출· 내수·투자’가 모두 주춤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경기부진으로 수출이 타격을 받아 지난달 중국 수출증가율은 1.0%에 그쳤다. 이는 지난 5월(15.3%)과 6월(11.3%)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7월 수입증가율도 4.7%로 시장예상치인 7.9%를 훨씬 밑돌았다. 여기에 같은 달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월에 비해 13.1% 증가했지만 3월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폭이 축소되고 있다.

◇위기 진원지 유로존, 獨·佛·伊도 ‘흔들’=유로존 재정위기는 그동안 유럽 경제를 이끌었던 강대국들에게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독일은 지난 6월 수출이 전달보다 1.5% 감소했다. 이는 전달의 4.2% 증가에 비해 크게 위축된 수치다. 자연히 독일의 6월 공장 주문건수도 전달보다 1.7% 감소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7.8%나 줄었다. 유로존의 경기 후퇴와 긴축재정이 독일 제조업에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유로존 2위의 경제대국 프랑스도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최근 프랑스 중앙은행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탈리아의 사정은 더 좋지 않다. 이탈리아 2분기 GDP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 내려앉으며 4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6월 산업생산이 전달 대비 1.4% 줄어드는 등 실물경제가 침체기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고공행진’ 곡물가…출렁이는 유가=최근 미국을 덮친 최악의 가뭄은 국제 곡물 가격 폭등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생산량이 13% 감소한 옥수수를 비롯해 콩·밀 등 곡물 가격이 연일 상승하자 보다 못한 주요 20개국(G20)까지 나선 상황이다. G20은 이르면 다음 달 대책안을 마련하기 위한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각국의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 유가도 불안하기 짝이 없다. 최근 이라크에 추월당하기 전까지 석유수출국기구(OPEC) 2위 석유 생산국이었던 이란은 최근 핵 개발을 둘러싸고 미국·이스라엘 등과 극도의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을 공습할 것이란 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고, 미국도 경제 제재 조치를 취하며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유로존 국가들이 금융가 살리기에 힘쓰고 미국은 가뭄 피해를 입은 농가 지원에 나서는 등 각국이 경기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 같은 경기 둔화 추세는 남은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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