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김 총재는 지난 3일 커뮤니케이션국 직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대내외적으로 소통 강화에 더욱 신경쓸 것을 당부했다. 커뮤니케이션국은 중앙은행의 소통능력 강화와 국민여론 수렴을 위해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된 곳이다.
사실 김 총재는 그동안 소통능력 부재라는 평가에 시달려야 했다. 업무 추진력에 있어선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그만큼 시장·업계와 소통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함께 따라왔다. '불통의 리더십'으로 불렸을 정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얼마 전에는 의도치 않게 '직원 사찰' 논란이 불거지면서 한국은행이 임직원 간에도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조직으로 낙인찍혔다. 그리고 이는 당연히 김 총재에게 상당부분 책임이 전가됐다. 결국 지난달 말 열린 임시국회 업무보고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의원들은 김 총재의 소통능력 부재를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
비록 본인이 의도했던 바가 아니었어도 소통과 관련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김 총재도 이 점을 다시 곱씹으면서 자신을 비롯한 조직의 소통능력 개선에 대해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재와의 오찬에 참석했던 커뮤니케이션국 한 관계자는 "총재께서 직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부서 별로 오찬을 하고 있는 데 커뮤니케이션국과의 자리에서는 소통의 중요성을 특별히 강조했다"며 "비록 부서의 특성상 그런 당부를 했겠지만 그만큼 소통의 실천에 신경쓰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 총재가 나름대로 소통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집행간부·감사·부서장회의를 매달 개최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월부터는 참석 대상을 확대해 본부 부장 전원과 함께 지역본부장 3명씩을 포함시켰다.
또 7월에는 한국은행 설립 최초로 팀원워크숍을 갖고 젊은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한국은행 한 관계자는 "팀원워크숍은 조사역을 비롯해 직위가 없는 모든 직원들이 대상이었다"며 "총재께서 젊은 직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3~5급 직원 15명으로 구성된 청년이사회와의 수시 간담회도 중요하게 여긴다"고 덧붙였다.
커뮤니케이션국을 신설한 것 외에도 김 총재는 대외적인 소통능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부분에서 변화를 주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 공개시기를 기존 회의일로부터 약 6주 후에서 약 2주 후로 단축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는 통화정책 결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제고하고 의사록의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강화한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9월 의사록부터 실행될 예정이다. 또 'BOK 이슈노트' 'BOK 경제리뷰'를 지난 4월부터 창간하는 등 조사연구 보고서의 대외 발간을 확대한 것도 경제주체들과 소통 경로를 다양화하기 위해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추진력과 소통능력 모두 갖추는 게 쉽지 않고, 조직의 리더로서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일 것"이라며 "그동안 쌓였던 불통 이미지를 쇄신하려면 더 많은 노력과 실천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