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우선 이미지부터 다르다. ‘대통령의 딸’ 박 후보는 투철한 국가관을 가지고 있다. “국가와 결혼했다”는 말처럼 그는 정치 입문 배경을 “국민들이 피땀으로 일군 국가가 1997년 외환위기로 무너지는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었다”고 말한다.
안 원장은 아직 신비롭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와 ‘정당론’ 수강생 62명은 올해 출간한 ‘서울대생들이 본 2012년 총선과 대선 전망’을 통해 안 원장을 “이념에 기반을 둔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결과 진보적 이미지와 합리적 보수의 모습을 동시에 띄게 됐다”고 평가했다.
‘정치인’ 대 ‘비정치인’ 구도도 그려진다.
박 후보는 대선출마와 관련 “대선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누가 옆에서 하라마라 해서 될 일이 아니고 자신이 심사숙고해서 결정내려야 할 수밖에 없다”고 전형적인 ‘정치인’이란 평이 나오고 있다.
반면 안 원장은 국민이 진정으로 자신을 원한다면 대선에 출마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힐링캠프’에 출연해 대선출마와 관련,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책을 통해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책을 보고 지지하는 분들의 기대수준에 맞는지 판단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책도 다르다. 물론 이들은 ‘경제민주화’를 정책 전면에 내걸고 있다. 그러나 방점이 다르다.
박 후보는 ‘재벌 개혁’보다는 ‘공정 시장경쟁’에 기울어져 있다. 재벌 개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출자총액제 부활을 반대하고 순환출자 금지에 대해서도 기존 순환출자는 그대로 두되, 신규 출자만 금지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안 원장은 ‘재벌개혁’에 초점을 두고 있다. 안 원장은 자신의 저서에서 “순환출자는 유예기간을 주되 단호하게 철폐해야 한다. 출총제는 일관성을 가질 수 있는 방안을 좀더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내부거래와 편법상속은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면서 기업집단법 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 원장은 책에서 ‘삼성동물원’, ‘LG동물원’ 등의 표현으로 재벌들의 횡포를 지적했으며, 부당 내부거래와 편법 상속 증여 중소기업 기술 유출 등에 대해 막아야한다고 주장했다. 금산분리강화 등의 입법도 찬성했다.
여론조사로 보면 이들의 가상 대결은 초접전 양상이다. 리얼미터의 8월 셋째주 주간 집계(성인남녀 3000명 대상)에서 박 후보는 44.5%, 안 원장은 48.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격차는 4.3%로 오차범위(±1.8%포인트)를 살짝 벗어난 것이다.
강 교수는 “야권이 결과에 승복하는 단일대오를 형성하면 박근혜 후보는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안 원장이 후보단일화에 응하지 않을 경우 박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100%”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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