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인민군 제4302군부대 산하 `감나무 중대’를 방문, 부대에 세워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현지지도표식비를 둘러보고 나서 중대 내무반을 돌아보려고 이동하던 중 “중대장과 정치지도원이 보이지 않는데 어디에 갔는가?”라고 물었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김 제1위원장이 중대를 방문했을 당시 중대의 군사지휘관인 중대장과 정치책임자인 정치지도원이 모두 중대에 없었다고 전했다.
군 최고사령관이 부대를 방문할때 해당 부대의 책임자가 부재중인 경우는 북한뿐 아니라 어느 국가 군대에서건 용납될 수 없는 상황이다.
김 제1위원장의 질문에 중대 군인들은 이들이 `웃단위(상급기관)‘에서 진행하는 모임에 참석해 자리를 비웠다고 대답했다.
이에 김 제1위원장은 화를 내지 않고 자리를 비운 중대장과 정치지도원이 자신과 기념사진을 못 찍어 서운해할 것이라면서 나중에 꼭 다시 찾아와 사진을 찍겠다고 말했다.
중앙통신은 “(중대 군인들과) 사진을 찍고 나신 최고사령관(김정은) 동지께서는 중대를 떠나있는 중대장과 중대 정치지도원이 마음에 걸리시어 꼭 다시 찾아와 사진을 찍어주겠다는 사랑의 약속을 하셨다”고 말했다.
김 제1위원장이 중대를 방문했을 당시 중대장이 없었던 것으로 볼때 예고 없이 이뤄진 시찰로 보인다.
과거 김정일 위원장이 군부대를 시찰할 때는 사전에 부대 지휘관들이 영접 준비를 할 수 있도록 군 당국이 미리 해당 군부대에 통보해 항상 군부대 지휘관이 직접 나와 영접했다.
북한 매체들은 김 제1위원장이 지난 17일에도 사전 예고 없이 서해 최전방 장재도 방어대를 시찰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앙통신은 당시 “이른 아침 식사도 번지신(거르신) 최고사령관 동지께서는 27마력의 작은 목선을 타고 기별도 없이 이곳 방어대에 도착했다”고 김 제1위원장의 시찰 소식을 전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7월4일 평양 순안공항을 예고도 없이 불시에 방문해 공항 관계자들이 크게 긴장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북한 전문가들은 김 제1위원장이 예고없는 시찰을 통해 북한 사회의 기강을 잡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사회 전반에 김 제1위원장이 언제 어디를 방문할지 모른다는 긴장감을 형성해 권력기반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것.
일각에서는 소수 일행으로 움직이거나 사전 예고 없이 현장을 방문하는 것은 김 제1위원장의 동선(動線)이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경호전략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날 김 제1위원장이 방문한 부대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여러 번 방문한 적이 있는 동부 해안의 여성 해안포중대로 알려졌다.
이 여성포중대는 1995년 2월 이 부대를 찾은 김정일 위원장이 여성군인들의 손이 바닷바람에 튼 것을 보고 평양에 돌아간 뒤 ‘약크림’을 선물로 보내줬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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