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결정으로 소비자 피해 우려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미국 법원의 배심원 평결로 스마트폰의 가격이 올라가면서 소비자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온라인판은 애플의 특허를 사용하는 모바일 기기가 더 비싸지면서 ‘애플세’가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의 애널리스트인 알 힐와는 "큰 애플세가 있을 수 있다"며 "전화기가 더 비싸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애플의 특허에 대해 제조사들이 특허료를 지불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기존 3G 칩에 대해 퀄컴이 라이센스를 독점했던 것처럼 애플이 스마트폰 디자인이나 사용자 환경의 기능에 있어 일일이 특허료를 요구할 개연성이 높아진 것이다.

제조업체들이 사용하고 있는 화면의 아이콘 배열, 화면을 두드려 문서를 확대하거나 마지막 사진에서 튕겨나오는 기능, 두 손으로 벌리면 확대하는 기능, 두드려 화면 확대하기 등이 이번에 침해된 특허로 인정됐다.

삼성전자는 “둥근 모서리를 가진 사각형 형태와 같은 디자인 특성은 애플이 최초로 디자인한 것이 아니며, 한 기업이 독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애플이 주장하는 상용특허 다수도 애플 제품이 출시되기 전 이미 선행기술들이 존재했다”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번 미 배심원 평결의 결정에 따라 각이 둥그런 스마트폰의 디자인에 대한 특허 침해도 인정돼 제조사들이 새 디자인의 기기를 내놓을 필요성이 커지게 됐다.

가격 인상 뿐만 아니라 미국 소비자의 제품 선택권이 제한받을 수 있는 가능성도 커졌다.

최신 기기에 대한 판매금지 처분이 이뤄질 경우 미 소비자들이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3에 대한 접근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판금 조치를 우회하는 대체 제품을 내놓을 때까지 제품 선택권이 주어지지 못하는 피해를 당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에서 삼성 제품에 대한 인기가 높은 만큼 대대적인 판매금지 조치가 이뤄질 경우 소비자들이 반발할 가능성도 크다.

삼성전자는 "미국 소비자들의 선택의 기회를 줄이고 혁신을 감소시키며 잠재적으로 상품가격 상승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아직 최종 판결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 평결에 따라 제조사들이 새로운 디자인과 기능의 제품에 대한 개발이 이뤄지면서 보다 혁신적인 기기들이 등장할 요인이 된다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5일 인터넷판에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애플의 승리가 경쟁업체로 하여금 지나친 모방을 자제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번 평결 이후의 재판이 애플의 우위로 끝난다면, 삼성을 비롯한 다른 휴대전화 제조업체들로 하여금 애플 제품과 더 구별되게 만들도록 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