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고리1호기(사진)의 수명 연장을 위해 원전 안전기준을 완화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 데 이어 지난 22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는 자료조작 의혹까지 불거졌다.
2005년 한국수력원자력이 작성한 ‘고리1호기 계속운전 주기적 안정성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 3월 측정한 감시시편 선배율 값이 1.67이었으나 올해 한수원이 제출한 자료에는 1.98로 변경돼 있었다.
2004년 선배율 데이터를 1.67로 적용하면 고리1호기의 최종 가동 가능연수는 52.2년이지만 1.98을 적용하면 59.8년으로 7.6년 더 늘어난다.
이를 두고 민주통합당 우원식 의원은 “한수원의 고리1호기 안정성 평가보고서에 1.67로 돼있던 선배율이 1.98로 바뀌었다”며 “선배율 1.67일 땐 52년인 수명 가능연수가 1.98에선 60년까지 가능해진다”고 한수원의 선배율 자료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선배율은 원전의 가동연한을 평가하기 위한 지표 중 하나로 감시시편에 와서 부딪치는 중성자 조사량을 측정하는 단위로, 금속조각인 감시시편은 원자로 용기 내부에 넣어두고 충격시험, 고온인성시험, 인장시험 등 원자로 건전성 시험을 할 때 한 세트씩 빼내서 쓴다.
우 의원은 “변경된 선배율이 원자로 용기 밖에 설치된 대체시편을 근거로 계산된 것”이라며 “한수원이 고리1호기와 쌍둥이 원전인 미국 키와니 원전의 수명과 맞추기 위해 자료를 조작한 정황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한수원은 2008년 계산된 선배율 ‘1.98’은 ‘1.89’의 오타로 의도적인 조작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40년 이상 운전하고자 할 경우에는 10년마다 새로운 안정성 평가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므로 현 시점에서 굳이 데이터를 조작해 60년 운전을 미리 계획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지역 출신 새누리당 하태경(해운대기장을) 의원도 한수원 여직원의 오타였다는 설명이 설득력이 있다며 한수원 측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강창순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수명연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압력용기”라고 설명하면서 선배율이 수명연장에 결정적인 요소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한수원을 비롯, 관련기관 등의 주장처럼 이번 논란은 그저 '단순오류'로 끝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23일 울진원전 1호기 고장, 고리원전 협력업체 대표 징역 4년형 선고 등을 감안할 때 관계기관이 보다 철저한 업무에 임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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