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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입점 여부가 아파트 입주율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대형마트 입점을 놓고 아파트 입주자와 주변 중소상인들이 갈등을 빚고 있는 서울 합정동의 '메세나폴리스' 단지 전경. |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지난 7일 늦은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합정역 일대가 소란스러웠다. 지하철 합정역과 연결된 주상복합아파트 ‘메세나폴리스’ 지하 2층에 입주 예정인 대형마트 ‘홈플러스’ 입점을 막기 위해 인근 중소상인들이 대거 몰려와 반대 시위를 벌였기 때문이다.
GS건설이 지은 메세나폴리스는 지난 6월말 입주를 시작했지만 인근 중소상인들의 반대로 대형마트 입점이 미뤄지면서 저조한 입주율을 보이고 있다.
13일 이 단지 주변 복수의 부동산 중계업소에 따르면 메세나폴리스 총 540가구(임대주택 제외) 중에 100여 가구밖에 입주하지 않았다. 홈플러스의 8월 말 입점은 무산됐지만 추석 이후로 또다시 입점 계획이 잡혀 있어 지역 상인들의 거센 항의와 농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공사인 GS건설은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일단 좀 더 지켜봐야한다는 반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공식적인 입주 통계는 입주가 시작되고 6개월 정도 지나야 나오기 때문에 아직 모른다”며 “부동산시장 침체 영향으로 입주자들이 계약 후 중도금만 내고 입주를 고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메세나폴리스를 포함한 여러 대단지 아파트들이 입주율 높이기 일환으로 대형마트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상인들의 반발에 부딪치는 곳이 많아 입점 성사 여부에 따라 희비가 갈리고 있다.
실제로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운정택지지구의 경우 이마트 입점 후 주변으로 인구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원평연 상가뉴스레이다 연구원은 “이마트가 없었을 때는 운정역 쪽에 사람이 몰렸지만 이마트 입점 후 주변으로 인구가 형성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의 동일하이빌뉴시티도 이마트 입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이마트 입점 후 불켜진 집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전했다.
충북 청주시에 조성된 ‘지웰시티’도 지난 8월 24일 현대백화점 충청점 오픈 이후 계약률이 급증하고 있다. 신영은 이후 보름여만에 52건의 계약이 추가 성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입주율이 낮은 아파트 단지들은 대형마트 입점을 서둘러 추진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곳이 인천경제자유구역인 영종지구와 청라지구다. 입주율이 저조한 영종 하늘신도시는 현재 기반시설이 부족해 허허벌판에 아파트만 들어서 있는 형국인데다 생활편의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입주율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대형마트 입점을 계획하고 있다.
2010년 6월 입주를 시작한 청라지구도 마찬가지다. 이미 1만2420가구가 거주하는 청라지구에는 내년 초까지 대형마트 2곳이 들어설 예정이다. 허허벌판이던 남양주 별내신도시에도 대형마트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생활편의시설이 부족하지 않은 도심 한가운데 들어서는 아파트들은 주변 상인들의 반대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실제로 메세나폴리스의 경우 주변에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4개나 있어 주변 상인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마찰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대형마트가 전체 매장을 직영하기보다는 일부 매장을 지역상인 몫으로 넘겨 참여시키거나 매장 계산원 및 지역 상인 우선 채용 등도 마찰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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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있는 주상복합아파트 ‘메세나폴리스’ 앞에 대형마트 ‘홈플러스’ 입점을 반대하는 팻말이 설치돼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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