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인하와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국내 제약시장이 좀처럼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반의약품(OTC)과 전문의약품(ETC)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보다는 차별화 포인트가 확실한 '한 마리 토끼'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난해 국내 의약품 생산실적 분석한 자료에서 국내 의약품 생산실적은 15조 5968억 원으로 전년 15조 7098억 원에 비해 0.72% 감소, 의약분업 시작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국내 의약품 시장규모도 19조 164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 가까이 감소했다.
그 사이 국내 의약품 생산이 국내총생산(GDP) 및 제조업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년 연속 하락해 세계 시장 점유율 1.84%로 떨어졌다.
지난 5월 보건복지부의 약가인하 여파는 각 제약사의 간판 전문의약품 매출 하락폭을 더 키웠다.
메이저 전문의약품과 함께 시장을 주도해 온 제네릭(복제약) 시장도 덩달아 휘청했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사들은 즉각적인 매출 증대와 일반인 대상 마케팅이 보다 용이한 일반의약품(OTC) 판매에 주력했다.
처방약 실적 급감도 제약사들의 일반의약품에 대한 마케팅 확대를 부추겼다.
약가인하로 인한 실적 저하가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국내 상위 20개 제약사의 지난 2분기 원외처방실적은 전년 동기 12% 넘게 감소했다.
특히 오는 11월 15일부터 해열제·감기약·소화제·파스 등 일부 가정상비약을 편의점을 비롯해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 구입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이들 업체의 OTC 마케팅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동아제약은 먹는 어깨 결림 치료제 '스카풀라'를, 안국약품은 진해거담제 '시네츄라' 를 출시했다.
한미약품은 콧 속 수분공급 및 유지 효과를 지닌 '코앤나잘스프레이'를 발매했다.
반면 외국계 제약사들은 꾸준히 전문의약품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지배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MSD는 지난 18일 코자 발매 15주년 간담회에서 복합제인 '코자엑스큐'를 통한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산도스와 한국노바티스는 골다공증 치료제 본비바 복제약을 출시하며, 연간 1600억 규모의 골다공증치료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관절염 증상 치료제 '비모보 정'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의약품은 기본적인 매출이 담보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약가인하에 따른 손실 복구를 위한 조치 성격도 크다" 며 "외국계 제약사의 경우, 회사 이미지와 지속적인 매출 확대로 전문의약품 개발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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