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 따른 자금난으로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지만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토지주인 코레일과 사업시행자인 롯데관광개발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용산역세권 개발은 공사비 미지급 등으로 사업 추진이 일시 중단돼 있는 상태다.
현재 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PFV가 갖고 있는 자금은 436억원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연내 세금, 금융비용과 건축회사 미지급금 등을 포함해 500억원 가량이 들지만 돈이 모자른 것이다.
용산역세권 사업은 최대주주였던 삼성물산측이 2010년 경영권을 포기한 이후 롯데관광개발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하지만 이후 자금 조달 방식을 둘러싸고 코레일과 입장차가 드러나면서 사사건건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해 랜드마크 빌딩 계약금과 전환사채(CB) 발행 등으로 5600억원을 확보했으나 추가 자금 조달이 지연되고 있다.
이달 초에도 코레일이 드림허브 자본금을 현재 1조4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증액시키려다가 롯데관광개발 등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 가운데 코레일은 용산역세권을 6단계로 나눠 순차 개발하는 방안을 들고 나와 또 다시 한차례 논란이 예상된다. 랜드마크, 업무시설, 아파트, 호텔 등으로 나눠 인기가 좋은 상품을 먼저 개발해 수익을 거두자는 취지다.
이에 대해 롯데관광개발측은 완공 지연에 따른 추가 사업비 2조원 가량이 더 들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드림허브측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코레일은 항상 단계적 개발을 주장해왔는데 이번에 구체적으로 방안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간 대립이어서 입장을 표면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업계에서는 용산역세권 갈등이 심화되면서 내년 3조원 가량의 보상금 등 앞으로도 계속 요구되는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어떻게 조달해나갈 것인지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용산역세권 사업은 총 30조원 규모에 달하는 데 벌써부터 삐걱거린다면 사실상 디폴트(부도) 위기로도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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