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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하는 주요선수. 왼쪽부터 이경훈, 위창수, 최경주, 벤 커티스, 배상문.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한국 남자골퍼들이 세계 무대를 호령하는 날이 올까? 2003년 브리티시오픈 챔피언 벤 커티스(미국)는 그 가능성을 높지 않게 봤다.
CJ인비테이셔널을 이틀 앞둔 2일 커티스를 비롯 최경주(SK텔레콤) 위창수(테일러메이드) 배상문(캘러웨이) 이경훈(CJ오쇼핑) 등 주요 출전선수들이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커티스에게 “세계 여자골프처럼 아시아 선수들이 세계 남자골프에서 득세할 날이 올 것인가, 온다면 그 시기는 언제쯤 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했다. 현재 세계 여자골프 랭킹 ‘톱10’에 아시아계 선수 8명이 포진했다. 그 반면 남자골프 랭킹에서는 최경주가 40위로 최고이고, 배상문이 51위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커티스는 이에 대해 “KJ(최경주)의 예에서 보듯 아시아계 선수들이 거의 매주 TV에 나온다. 11명이나 활약한다고 들었다. 미국PGA투어에서 영향력이 커졌다. 향후 10∼15년이면 아시아 선수들의 랭킹이 많이 오를 듯하다. 미국LPGA투어만큼 ‘득세’할 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세계랭킹 ‘톱50’나 ‘톱100’에 아시아계 선수 10∼15명이 꾸준히 오를 날이 멀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에둘러 말하긴 했으나 여자골프와 달리, 남자골프는 좀 힘들 것이라는 뜻이 담겼다. 지금도 아시아 남자골퍼들은 세계랭킹 100위안에 10여명이 올라있다. 10∼15년 후에도 겨우 그 정도라면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같은 질문을 배상문에게도 했다. 배상문은 “내년부터는 2부(웹닷컴)투어를 통해야만 미국PGA투어에 진출할 수 있다. 퀄리파잉토너먼트(Q스쿨)는 올해가 마지막이므로 이번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물론 아시아 선수들도 올해 Q스쿨에 여느해보다 많이 응시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내년엔 올해보다 더 많은 한국선수들이 미국PGA투어에서 활약할 것이고 우승도 많이 할 듯하다.”고 답변했다.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고 우승 횟수가 많아질 것이라고 두루뭉실하게 대답했다.
최경주가 미국PGA투어에 진출한 지 13년째 되는 현재 남자골프 세계랭킹 ‘톱50’에 아시아계 선수는 단 한 명인 것으로 미뤄 아시아 남자골퍼가 세계 무대를 쥐락펴락할 날은 곧 다가오지 않을 듯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호스트인 최경주는 “2000년 미국 무대에 진출해 영어 한 마디 못하던 시절에 커티스가 많이 격려해줬다”며 “좋은 선수들과 함께 아름다운 대회를 만들 것이다”고 다짐했다.
위창수는 “3년만에 한국에 올 수 있도록 초청해준 최경주프로에게 감사한다. 우승을 노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미국PGA투어 ‘루키’ 배상문은 “시즌 초반에는 잘했지만 후반기 들어 부진해 실망도 했고 스트레스도 받았다”면서 “이미 미국PGA투어는 시즌을 마무리했으므로 한국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새롭게 출발하려고 하며 이번 대회를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고 설명했다.
일본골프투어(JGTO)의 ‘신인’으로 1승을 올린 이경훈은 “배우면서 즐겁게 플레이하겠다. 운좋게 미국PGA투어 Q스쿨 최종전에 나갈 수 있게 됐다. 잘 응시해서 내년엔 미국PGA투어에서 활약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이경훈은 JGTO 상금(6384만여엔) 랭킹 4위를 달리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선수 이름을 걸고 치르는 CJ인비테이셔널(총상금 75만달러)에는 ‘디펜딩 챔피언’ 최경주를 비롯해 120명의 국내외 선수들이 출전한다. 해슬리나인브릿지 골프장은 전장 7152야드에 파71로 셋업된다. 지난해 파5였던 내리막 12번홀을 파4로 줄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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