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분석가들을 인용해 장 전 주석의 지원이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이 보시라이 처리 문제에 관해 합의에 이르는데 도움이 됐다고 2일 전했다.
후 주석과 시 부주석은 보시라이를 축출할 필요성에 대해 완전히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시라이를 법의 한도 내에서 최대한 처벌하겠다는 이들의 생각은 보시라이가 ‘태자당’과 강경 좌파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현실로 인해 많은 저항에 부딪혔다.
이런 상황에서 시 부주석의 지원자인 장 전 주석이 나섬으로써 문제가 해결됐다는 것이 분석가들의 시각이다. 홍콩의 정치 분석가인 조니 라우는 “장쩌민은 보시라이의 능수능란함에 불쾌해했고, 자신이 세운 지도부 이양 계획에 보시라이가 도전했기 때문에 후 주석과 시 부주석 쪽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장 전 주석은 보시라이가 충칭 당 서기가 된 다음 펼쳤던 여러 활동이 자신이 차기 지도자로 낙점한 시진핑에 대해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장 전 주석이 보시라이 축출을 결정한 지난달 28일 정치국 회의에 참석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조니 라우는 “정치국 회의 장면이 TV에 한 번도 방영되지 않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이는 일상적이지 않은 일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두고 장 전 주석이 정치국 회의에 나타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런민(人民)대의 장밍(張鳴) 교수도 장 전 주석이 보시라이 축출을 위해 막후에서 힘을 썼다는데 동의했다. 장 교수는 “지난 8월 (보시라이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의 재판 내내 보시라이의 이름이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당국은 보시라이를 엄벌하지 않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그러나 결국 상황은 변했다”고 말했다.
SCMP는 보시라이 축출 결정이 장 전 주석의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한 것이라면서 그가 18차 당 대회 때 주요 인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막후에서 계속 활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대만 연합보는 미국에 서버를 둔 중문 사이트 둬웨이(多維)를 인용, 이번 보시라이 사건 처리는 시진핑이 사실상 주도했으며, 후진타오는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보시라이 처리 문제는 시진핑이 권력 승계 전에 문제해결 능력 등에 대한 ‘시험’을 치르는 과정이었으며 후진타오와 장쩌민으로부터 암묵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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