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욱 작가 부스에서 김지연 큐레이터가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번 상하이 비엔날레 총감독인 추즈지에. |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제9회 상하이 비엔날레에 한국 도시 가운데 유일하게 대전이 초청받아 전시를 열고있다.
상하이 이스트 난징지역의 센트럴 빌딩에서 2일부터 열린 이번 전시는‘재개발’이라는 주제로 강현욱, 조혜진, 최태윤 작가의 작품을 12월 31일까지 선보인다. 대전문화재단(대표 박상언)후원으로 김준기 대전 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이 커미셔너로 참여 김지연 큐레이터가 기획을 맡았다.
대전파빌리온에서 대전은 근대 도시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과학도시이며, 개발과 재개발의 문제를 안고 있는 거대도시라는 것을 알린다. 참여작가들은 한국사회의 발전과 번영의 이면에 깔린 은밀한 폭력을 드러낸다.
강현욱 작가는 실사촬영 동영상과 3D 애니메이션을 교차 편집한 3채널 비디오 작업을 전시한다.‘The Man’이라는 작품으로 현대인 심리적 불안과 공포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조혜진 흔적 |
조혜진 작가는 사라져가는 오마주를 통해 재개발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는 개발론을 은유적으로 비판한 ‘흔적’ 작품을 선보인다. 미니어처 조각들을 통해 근대도시가 만들어낸 상징적인 유산들, 가령 다방, 여인숙, 교회, 가정집 대문, 성인용품점, 이발소 등과 같은 건축물들이 가지고 있는 일종의 향수를 자극한다.
매스미디어와 뉴미디어, 그리고 올드미디어의 경계를 넘나드 최태윤 작가는 아티스트북의 내용을 구두언어로 관객에게 전달하는 동시에 10m의 벽에 드로잉 퍼포먼스를 펼치고 소음을 이용한 사운드 아트 퍼포먼스를 펼친다. 잡음을 채집하고, 생성하며, 편집한 사운드아트 작업에서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예술노동의 의미를 되묻는다.
김준기 커미셔너는 "자본주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대부분의 사회에서 재개발은 개발을 반복할 뿐"이라며 "이번 전시는 개발과 재개발의 이분법적인 논리를 넘어서는 미래사회의 대안을 상상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상하이비엔날레는 올해 처음 '도시관(시티 파빌리온)' 섹션을 신설, 대전을 비롯하여 베를린, 암스테르담, 센다이, 울란바토르 등 전세계 29개의 도시를 초청했다.
◆상하이비엔날레=1996년 1회를 시작으로 올해 9회를 맞았다.이번 주제는 <Reactivation>이다. 에너지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출발한 이 주제는,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가 한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를 바라보는 관점을 전환시키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이번 비엔날레의 총감독인 치우쯔지에(Qiu Zhijie)는 ‘연료’ 에너지에 대한 개념으로부터 벗어나, 타인과의 사회적 관계 속에서 형성될 수 있는 사회적 에너지에 주목하고자 한다. 즉, 공동의 관계 속에서 새로운 개념의 에너지 생성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이 주제는 예술교육에 초점을 맞춘< Resources>, 오래된 공장지역이나 버려진 공간의 재생, 전통기술의 부활 등에 관심을 기울이는 < Revisit>, 에너지를 발견, 변형, 개조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 Reform>, 예술가와 대중이 함께 역동적인 커뮤니티를 설계하는 < Republic> 등 네 섹션으로 세분화되어 전개된다. 보이스 그로이스(Boris Groys), 옌스 호프만(Jens Hoffmann, 캘리포니아 예술대학 와티스 현대미술연구소 디렉터, 2011 이스탄불 비엔날레 공동 큐레이터), 존슨창(Johnson Chang)이 협력 큐레이터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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