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브루킹스연구소와 FT가 주요 20개국(G20) 실물경제지표와 기업 및 소비자 신뢰지수를 기반으로 만든 '타이거'(Tracking Indices for the Global Economic Recovery)지수를 통해 글로벌 경기회복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요국의 경제지표가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경제 회복 기반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는 올해는 물론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에도 타격을 줄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와 세계은행(WB)은 9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연차총회에서 이 사안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IMF는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을 3.3%, 내년은 3.9%로 하향조정할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지난 7월 전망치보다 각각 0.1%포인트·0.3%포인트 낮춘 수치다. 새로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오는 9일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문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영란은행(BOE) 등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부진한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연준은 주택대출담보부채권(MBS)를 매월 400억달러 무제한 매입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ECB는 유로존 경제회복을 위해 무제한 채권 매입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BOJ도 기준금리를 초저금리 기조(0~01%)로 유지하고 자산매입 한도를 10조엔이나 늘렸으며 BOE도 자산매입 프로그램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의 야심찬 정책에도 실질적인 경제지표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FT는 이번 IMF·WB 연차총회에서 각국의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경기 회복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정책지도자들의 무능력이 경제 회복의 제동을 건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압박감이 가중되고 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브루킹스연구소 교수는 “정치적 갈등이 글로벌 경기회복의 제동을 걸었다”며 “국가 간 갈등과 결정적인 정책의 부족, 정부의 무능력 등도 경제 악화의 주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브루킹스연구소는 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 등 유로존 재정위기국의 심각성을 꼬집었다. 5개국 가운데 오직 아일랜드만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치닫는 하강곡선을 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높은 경제성장률을 나타냈던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의 성장도 급속히 둔화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유럽과 미국 경기 영향으로 경착륙 가능성도 제기됐다. 제조업·상하이종합지수 등 각종 경제지표는 위축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프라사드 교수는 “중앙은행에 대한 책임을 떠나 재정 정책과 구조적인 개혁도 경기회복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며 “재정·금융 등 결정적인 개혁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글로벌 경제는 조만간 주저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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