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ICT 정책 거버넌스 스마트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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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0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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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영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현상을 과거로부터의 관성 효과 또는 결과로 바라보는 '경로 의존성(path dependency)'의 관점은 다양한 사회현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 날까?'라는 우리 격언이 말하듯이, 다양한 현안들의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지난 과거를 면밀히 반추해 보는 것은 적지 않은 교훈을 줄 수 있다.

어제와 오늘을 구분하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급속한 변화를 거듭하는 산업에서는 경로 선택 오류 자체는 그나마 관대하게 바라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하지만 과거의 경로 선택 오류에 대한 수정의 모멘텀 상실의 오류에 대해서는 관대할 수 없다.

시장의 오작동으로 인한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그러한 리스크에 한껏 노출되어 있는 대표적 산업이 국내·외적으로 공히 질풍노도의 시대를 겪고 있는 ICT산업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름의 독자적 아성을 구축하고 있던 정보기술(IT)과 미디어커뮤니케이션기술(CT) 산업이 ICT라는 단일산업으로 급속히 융합되어 가면서 부지불식중 각각의 존재감을 상실하게 된 것만 보더라도 ICT산업의 변화는 가히 혁명적이다.

2008년부터 불어닥친 스마트 열풍은 단연 IT와 CT 융합의 기폭제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으로 무장한 스마트 이용자들의 폭발적인 양방향 모바일 멀티미디어 수요 하에서 기존 경로로부터 이탈하여 공생을 도모하지 않고서는 제아무리 경쟁력이 있는 IT와 CT도 버텨낼 수 있는 재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등장한 생소한 개념 중 하나가 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어떤 사업자를 통하든, 어떤 단말기를 통해서든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등 컴퓨팅 자원에의 접근·이용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클라우드(cloud)라는 사이버 정보창고이다.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의 물리적 확장과 실시간 음성서비스만으로 더 이상 독자생존이 어렵게 된 IT와 CT가 클라우드를 통해 유기적 공생의 고리를 찾아낸 것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ICT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서는 물론이고 소위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터미널이라는 새로운 유기적 생태계의 근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은 전통적인 IT산업과 CT산업의 재편과 융합의 강력한 촉진제 역할을 하고 있다.

2008년의 스마트 혁명은 IT산업과 CT산업 간 다면적 융합의 형태로 진전되어 오면서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터미널의 공생·동반 발전을 통해 ICT산업 성장을 위한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다고 정리할 수 있다.

유념해야 할 점은 가시적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수십 년 이상 소요된 과거 산업혁명들과 비교할 때, ICT산업의 급속한 변화는 그 파급효과의 속도 및 범위 관점에서 상이하다는 것이다.

모든 경제주체들에게 ICT산업의 성과가 순식간에 확산된다는 점에서, 그리고 변화에 대한 기민한 대응 없이는 개인, 회사, 국가를 불문하고 내일을 기약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작금의 ICT산업 환경변화 추이에 부합하는 국가적 역량 결집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러한 맥락에서 ICT 정책 거버넌스의 경로 수정은 대단히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IT와 CT,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콘텐츠와 서비스에 대한 칸막이식 분절적(silo) 관점에 기초한 현재의 '분산형' 정부조직은 하루빨리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터미널이라는 유기적 생태계를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스마트하게 복원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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