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김 총재는 이날 도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GDP갭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할 포텐셜만큼 못 갔다는 얘기”라면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3.8% 정도 된다”고 말했다.
GDP갭은 실질GDP성장률과 잠재GDP성장률 간의 차이로 GDP갭이 마이너스를 이어간다는 것은 앞으로도 오랜 기간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실질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2005년에 한 보고서에서 1990~2000년 잠재성장률 평균(6.1%)을 언급한 적은 있지만, 그 이후 잠재성장률 추정치를 공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국의 경우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도 1990년대 후반 이후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문제는 우리 경제가 과거 성장기의 선진국보다 잠재성장률 하락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실제 김총재가 이날 언급한 잠재성장률 3.8%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 4년(2004∼2007년)의 4.4%는 물론이고 글로벌 금융위기를 포함한 2007∼2011년의 3.9%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다.
김 총재는 지난달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를 사례로 들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끝나지 않았으며 앞으로 2년은 더 갈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미국이 지난달 13일에 QE3하면서 2015년 중반까지 저금리 갖고 가기로 한 것은 이때까지는 세계 경제 위기가 극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것”이라며 “지금보다 2년은 더 갈것이라고 세계 경제에 대한 워닝을 준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지금 국내적인 문제를 보기보다는 글로벌 이슈를 잘 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뒤 “우리나라는 수출 주도의 성장을 하보니 글로벌 이슈를 보지 않고 국내 이슈를 보는 것은 반쪽의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총액한도대출 이자율 인하는 중앙은행이 할일이 아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소외된 계층이 금융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앙은행의 역할”이라고 반박한 뒤 “오늘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모든 사회 계층이 관여해야 빈부격차가 줄어든다고 말한 것처럼 중앙은행은 유동성, 물가 등에 관심을 갖는데 그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쪽이 소외 계층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9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했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지적에 “중앙은행의 독립은 정치, 행정부, 시장으로부터의 독립”이라며 “지금은 미래를 보고 선제적으로 한다. 과거를 보고 하는 것은 선제적인 것이 아니다”고 답변했다,
또 ‘시기적으로 선진국에 비해 (기준금리인하가) 늦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선진국은 금리 정책을 못하니까 양적완화정책을 하는 것”이라며 “만약 미국이나 일본, 유럽에게 비전통적이 아닌 전통적 수단을 쓰라고 했다면 명목 금리가 마이너스가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그 단계는 아니다”면서 “6,9개월 이후를 보는 것이지, 왜 9월에 안올리고 10월에 올렸냐고 하는 것은 (미래가 아니라) 현재를 얘기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경기가 바닥인가’라는 질문에 “바닥인지 여부는 사후에 알지 사전에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며 “꼭 짚어서 지금이 최저이다라고 답하기는 조금 그렇다”고 즉답을 피했다.
김 총재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선 “가계부채라는게 우리 경제로 봐서는 가장 심각한게 틀림없다”면서 “그러나 가계부채가 갑자기 생긴것처럼 대처하면 과잉대응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가계부채는 금융 자산없이 부채만 있는 저소득층이 문제인데 신용도가 낮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줄이면 풍선효과 때문에 피해를 본다”며 “중앙은행이 금융 접근성을 높여주겠다고 한게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거시경제 운용은 저축률이 낮아져서 소비여력이 없다”며 “이런 상태에서 어떤 운용이 가능할지는 새로운 정책을 많이 대응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 ‘향후 3년 물가 2.7% 안팎 전망’ 발언과 관련 “앞으로 3년 전망이 2.7% 내외라는 것이지 2.7%로 관리하겠다는 얘기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