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신용카드 규제에 '곳곳에서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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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2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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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민 배려않는 무모한 대책" 비판 봇물…카드 모집인들도 분통

아주경제 김부원 장슬기 기자=금융당국이 21일 '신용카드 발급ㆍ이용한도 모범규준'을 발표하면서 카드업계는 물론이고 신용카드 모집인과 저소득 서민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이번 대책은 신용카드를 쉽게 만들어서 카드빚에 의지해 생활하는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경기침체로 금융권 전반이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카드업계에는 악재가 겹친 셈이다.

또 카드 모집인들과 저소득 서민들은 생계 유지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등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 사금융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서민들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나친 규제에 카드사 '발등에 불'…실적악화 불가피

카드업계는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카드업계는 지난해 1조5000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이번 모범규준 제정으로 신용카드 발급 및 사용이 위축되면 수익이 떨어지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

여신전문금융협회는 신한ㆍ삼성ㆍ현대 등 전업계 카드사의 순이익이 1500억원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에 비해 무려 10% 낮은 수준이다.

신용카드사에 대한 규제는 지난해 가계부채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면서 강화돼왔다. 최근 가맹점 수수료율을 내리고 카드대출 리볼빙을 사실상 금지한 데 이어 카드 발급 및 사용 규제를 대폭 강화함으로써 카드업계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신용카드사들이 자체적으로 회원들의 신용을 평가해온 노하우가 있는데 신용평가사(CB)에서 일괄적으로 산정한 신용도로 카드 발급을 규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돈이 많다고 해서 신용도가 높은 것은 아니듯 신용등급 자체가 카드발급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카드발급이 신용등급 책정에 민감하게 적용된다면 새로 출시된 좋은 상품으로 갈아타기 어려워 회원들의 불편함도 커질 것"이라며 "기존 틀에서 잘 운영되고 있었는데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까지 생기면서 많은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카드 모집인과 저소득 서민, 생계 유지에도 어려움

서민들을 배려하지 않은 무모한 대책이란 비판도 있다. 우선 카드 모집인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카드 모집인들이 생계 수단으로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장 '밥 줄'이 끊긴 셈이다.

이들은 지난 19일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 모여 신용카드 불법모집을 신고하면 포상금을 주는 '카파라치(카드+파파라치)' 제도 철회 등을 촉구하기도 했다. 편법 및 불법 회원모집을 금지시키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번처럼 카드 발급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가혹한 조치일 수 있다.

또 신용카드에 의지해 생활해야 하는 저소득 서민들을 더욱 압박하는 셈이 됐다. 상당수 서민들은 20%대 이자율로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할 경우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최근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서민금융 강화 움직임과도 대치된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정부가 서민금융 강화를 외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서민들의 자금줄을 끊은 셈"이라며 "단계적으로 대책을 실시해야 서민들도 대응을 할 수 있을텐데 밀어 붙이기 식으로 급하기 추진한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간이 금융업무에 참고하기 위해서 만든 신용등급을 정부가 지나치게 정책에 활용해서도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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