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 게임 개발자 박모씨(31)의 푸념이다.
개발기간이 1년인 역할수행게임(RPG)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그는 최근 애니팡·캔디팡 등 SNG가 크게 인기를 얻자 게임회사들이 앞다퉈 쉽고 빨리 끝나는 게임 개발에 나서는 것을 우려했다.
대중이 원하는 게임을 선보이는 것도 좋지만 자칫 게임의 생명이 짧아질 수 있고 인력과 시간을 투자한 게임이 외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SNG의 보급이 늘면서 유사 게임이 급증하는 것에 대해, 게임 생명 단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애니팡은 지난 7월 30일에 이어 9월 각각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하면서 이용자가 급증했다.
8월 561만명에서 지난달 1070만명으로 90.5% 늘어난 것.
이와 유사한 게임들은 쉬운 방식과 경쟁 심리 자극 등으로 비게임인구도 끌어들이는 효과를 낳았다.
하지만 게임 업계 종사자들은 “유사한 방식의 퍼즐게임이 늘어나면서 경쟁이 과열돼 게임의 생명이 짧아져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가산동의 A게임 개발사에서 근무 중인 김모씨(33)는 “요즘은 탄탄한 스토리를 가진 완성도 높은 게임보다 로또 당첨을 바라듯 짧은 기간에 만드는 게임이 우후죽순 쏟아진다”며 “최근 대형 게임업체 한 곳도 카카오톡 게임하기에 맞춰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바꿨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SNG의 인기가 부정적이었던 게임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꿔놓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코리안클릭 관계자는 “캐주얼 게임의 양산이 게임 플랫폼의 초기 성숙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며 “통신망 속도의 개선으로 품질이 더 높은 게임이 가능해지면 종류도 다양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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