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경기가 어려워지면 '옷 구매'부터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는 22일 실질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개발한 '이마트지수'가 지난 3분기 96.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지난해 3분기 99.0보다 2.9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이마트지수는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의 분기별 소비량 변화를 분석해 경기 호황 여부를 판단하는 실질 소비량 측정 지수다. 100을 기준으로 이를 웃돌면 전년 같은 때보다 소비가 나아졌음을 의미한다.
3분기에는 여름 휴가를 비롯해 추석 명절 등 호재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96.1을 기록한 것은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의미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의(依)생활 지수가 92.4로 가장 낮았다. 지난해 3분기 98.4보다 6.0포인트나 하락한 수치다. 불황에 소비자들이 의류 소비를 가장 먼저 줄였다는 뜻이다.
실제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대형마트 의류상품 매출은 올해 들어 3월을 제외하고 꾸준히 역신장 중이다. 3분기의 경우 4.9~9.8% 선으로 매출도 크게 감소했다.
주(住)생활 지수 역시 전셋값 상승,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94.6을 기록해 평균치를 밑돌았다. 이외에 식(食)생활 지수(97.5), 문화생활 지수(95.2) 등도 2010년 이후 가장 낮게 나타났다.
폭염·태풍 등 기후 영향으로 상품 가격 변동도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7~8월 가뭄으로 작황이 좋았던 복숭아·수박·포도 등 여름 제철과일 소비는 증가했다. 반면 배추·상추·시금치 등은 수확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가격이 급등, 소비가 크게 줄었다.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며 에어컨 등 관련 상품 소비가 증가했다. 이외에 생수·맥주 등 여름 상품 소비도 늘었다.
한편, 추석 기간 중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거나 실생활에 유용한 생필품 위주의 선물세트 판매량이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이마트에서는 3만~4만원대 중심의 통조림세트·조미료세트·생활용품세트 판매가 늘었다. 반면 민속주·커피·건강식품 판매량은 줄었다. 또 8월 말 태풍 피해가 상대적으로 높은 배 선물세트 판매가 줄었지만,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던 사과세트와 혼합세트 판매는 증가했다.
김민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 부장은 "불황에 가장 영향을 받는 패션 관련 상품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생활 관련 상품 소비가 가장 크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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