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발 뉴스를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속담이다. 지금 유럽이 딱 그 꼴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두 경제 대국인 독일과 프랑스는 최근 재정위기 해결에 필요한 각종 현안들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주변국들의 심기는 불편하기만 하다.
특히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5월 취임후 양국의 대립은 날이 갈수록 날카로워졌다. 독일과 프랑스 사이 급격하게 냉랭해진 관계는 일찍이 예견됐다. 좌파 성향의 사회당 출신 올랑드 대통령과 독일의 우파 정당인 기민당 소속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지향하는 유럽의 밑그림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2010년 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드등 남유럽발 유럽 재정 위기가 발발했을 당시 프랑스와 독일을 집권하던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위기국들에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긴축정책을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상대적으로 부유했던 독일과 프랑스가 주변국들을 위해 엉뚱한 돈을 지출하기 싫었던 것이다. 언론에서는 이둘을 사르코지-메르켈 동맹이라고 부를 정도로 양국의 관계는 돈독했다.
그러나 사르코지가 재정위기의 불똥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긴축정책을 단행했다. 이후 자국경기마저 활력을 잃고 경제가 후퇴하자 프랑스 국민들은 등을 돌렸다. 다음 정권을 맡은 올랑드 대통령은 쌓일대로 쌓인 재정적자를 감소를 위해 (부자)증세를 통한 성장정책을 단행하며 긴축을 주장하는 메르켈 총리의 경제정책 노선에 선을 그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이틀간 일정으로 열린 유럽연합(EU)정상회의에서도 주요 논제였던 재정연합과 은행연합 운영시기를 놓고 메르켈 총리와 올랑드 대통령은 한치의 양보를 허락하지 않았다. 메르켈 총리는 다음 총선과 독일의 신용강등 등을 의식해 몸 사리기 행보를 걷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유럽 재정위기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의 끝없는 힘 싸움, 유로존 재정통합 갈 길은 아직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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