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하방위험이 크다’고 언급하며 내년 경제성장률 하향을 시사했듯이 내년에는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앞서 한국은행은 내년 전망을 기존 3.8%에서 3.2%로 0.6%포인트 낮췄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9%에서 3.6%로 낮췄고, 한국개발연구원(KDI)도 4.1%에서 3.4%로 대폭 수정했고, 국회예산정책처는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5%로 예측했다.
문제는 미국의 재정절벽 문제나 중국의 성장둔화, 선진국의 통화확대 등을 감안할 때 대외변수에 취약한 우리나라는 성장률이 더 추락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온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여야 대선후보들은 일자리 대통령을 자처하면서 성장에 대한 비전은 제시하지 않은 채 ‘창조경제’(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공정경제’(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혁신경제’(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같은 추상적인 구호만 쏟아내고 있다.
대선후보들이 지금까지 발표한 경제공약이 부분적으로는 맞는 말일지 모르지만 미래발전을 그리기 위한 거시전략으로는 한참 부족하다. 세계 경제위기에 대한 문제인식이나 성장전략 부분도 미흡하다.
또한 하나같이 외치는 경제구호가 추상적이고 상징적 이미지 홍보에 그쳐 유권자들을 헷갈리게 하는 문제도 있다.
특히 침체된 경기회복이나 생활과 직결되는 일자리 문제, 중소기업 육성과 서민경제 회생대책은 구체성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미국 대선후보들이 제조업 일자리 100만개를 창출하겠다며 세부 대안까지 제시하는 것에 비하면 한참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세계 경기 침체 같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변수만 탓하고 복지로 ‘있는 떡이나 나누자’고 덤비면 저성장 기조는 굳어지고 3만 달러 시대는 더 멀어질 수 있다.
지금이라도 차기 대권을 꿈꾸는 후보들은 한국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구조적인 저성장의 가능성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비전이 없다면 누가 집권하더라도 한국경제의 미래는 암울할 것이기 때문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