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후보측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방식에 대해 “모바일 경선은 사람들의 참여를 획기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고 변화의 에너지를 폭발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여론조사보다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에서는 여론조사보다는 배심원제나 모바일경선 도입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이 위원장이 이날 한 라디오프로에 출연 “여론조사 자체도 어떤 항목을 물어볼지, 누구를 대상으로 할지 복잡한 측면이 많아 (구체적) 방식을 결정하기 쉽지 않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배심원제는 미리 선정한 배심원단이 TV토론을 시청한 뒤 지지후보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문 후보 측은 상대적인 강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배심원제나 경선을 실시하려면 준비기간이 필요한데 협상 타결이 늦어질 경우 이를 시행할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문 후보측이 단일화 조기 논의를 주장하는 데에는 단일화 경선에서 안 후보에 비해 상대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셈법이 들어 있다.
문 후보에게 유리한 모바일 경선 등 국민 참여경선이 실시되려면 준비 기간을 감안해도 최소 10일 이상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엔 안 후보가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시간을 끌고 있다는 분석도 작용하고 있다
후보등록 시기에 임박해 단일화 협상이 이뤄질수록 후보 간 담판이나 여론조사로 단일후보를 정할 가능성이 높아져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우위를 점한 안 후보가 유리하다는 판단인 셈이다.
이때문에 이 위원장은 “모바일 경선도 사실상 여론조사와 거의 비슷하게 결과가 나온다”며 “유불리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안 후보측을 압박했다.
반면 안 후보측은 야권후보 단일화는 방식보다는 목표가 중요하다며 모바일 경선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단일화가 안돼서는 곤란하지만 단일화만으로는 안된다”고 강조한 뒤, 일부에서 제기된 모바일 방식에 대해 “이제는 바꿔야 할 때인데 옛날 방식으로 되겠느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반대입장을 내비쳤다.
여기에는 앞서 언급한 11월10일이 지나 룰 협상이 시작될 경우 대선 후보 등록까지 약 2주 밖에 남지 않게 되므로 민주당이 요구하는 모바일·현장 투표는 실시하기 어렵게 된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대신 안 후보가 선호하는 여론조사 경선 가능성은 커진다.
또한 정책과 컨텐츠를 좀 더 내놓아 대선 출마 선언 이후 공약과 비전을 충분히 내놓지 못해 일부 야권 지지층으로부터 실망을 산 부분을 최대한 보완한 뒤 단일화 경선에 나서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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