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투표> "누가 되든 美 경제 회생"… 고비는 '재정절벽'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2-11-06 16:5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롬니-"오바마가 재선되면 장기간 경기불황을 겪을 것이다." 오바마-"롬니의 경제계획은 심각한 침체를 부를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는 대선 캠페인에서 이같이 말했으나, 실제로 누가 되든 미국 경제는 빠른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누가 당선되더라도 향후 4년간 경제는 낙관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재정절벽이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내년에 침체로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금융시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문제다. 새로 선출된 대통령은 재정절벽을 얼마나 신속하게 처리하느냐가 관건이다.

◆경제지표 호조… 2014년 4%대 성장

최근 미국 경제는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가계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83%로 지난 2003년 이후 최저치로 감소했다. 소비자들의 지갑도 열리기 시작했다. 10월 소비자신뢰지수는 72.2로 4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가격도 반등했다. 지난 2006년 최고치에 올랐던 주택가격이 30% 이상 떨어진 후에 다시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은행들도 자기자본비율을 확대하고 대출을 늘리고 있다.

미국의 고용시장도 긍정적이다. 실업률은 7%대로 하락했으며 일자리는 늘어났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0월 신규고용 수는 17만1000개로 전문가들의 예상치(12만5000개)를 상회했다. 주식시장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제조업·에너지 기술 기업들의 주가는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 500지수는 올해 들어 12.5%나 올랐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7.2% 상승했다.

또한 글로벌 경제도 청신호를 나타내면서 미국 경제 회복에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경착륙을 우려했던 중국 경제가 바닥을 치고 올라섰고, 유럽 경제도 침체에서 벗어나 성장기조로 전환될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는 3개월래 처음으로 확장됐다. 지난 2010년 이후 최대 상승폭이라고 HSBC는 분석했다. 재정위기를 겪는 유럽도 그리스·스페인 등의 채무위기가 다소 진정되고 있으며, 침체가 앞으로도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블룸버그가 경제학자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내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가 0.2% 성장하고 2014년에 1.2%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앞으로 수년간 점차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경제가 2015년 내 3% 이상 상승하는 등 올바른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디스의 마크 잰디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소비·건설 고용이 모두 개선될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이 2%대, 2014년과 2015년에는 4%대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 전망이 낙관적이기 때문에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타격이 적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데니스 록할드 애틀랜타 연준 총재는 "대선 결과는 비즈니스 결정에 영향을 주지만 전반적인 경제모멘텀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대 과제는 '재정절벽'

그러나 문제는 재정절벽이다. 재정절벽이 발생하면 미국 GDP의 4%에 해당하는 6500억 달러(약 716조원)의 재정지출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재정절벽이란 내년부터 예산 자동삭감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작된 각종 감세 및 경기부양책이 종료하면서 재정지출이 대규모 감소하는 것을 의미한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올해 말까지 장기 정부부채 감축 합의를 해야 재정절벽을 막을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현지시간) 대선 마지막 과제는 재정절벽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오바마의 재선을 점치고 있으나 재정절벽 해결이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는 의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며, 민주당 상원과 공화당 하원 간 의견 충돌로 인해 교착상태로 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블랙록 등 세계적인 자산운용사들은 지난 4일 미국 주요 언론에 "미국이 재정절벽으로 인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내용의 광고를 게재했다. FT는 주요 투자자들이 재정절벽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오바마와 롬니가 서둘러 해결책을 마련하라고 압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은 "재정절벽에 대한 해결책이 없으면 미국 정부의 신뢰만 손상된다"며 "실질적인 재정절벽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는 것은 결국 침체로 빠지게 내버려둔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 의회예산국(CBO)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는 재정절벽에 대한 위험을 경고했다. CBO는 지난 8월 보고서를 통해 미국 경제가 재정절벽에 빠지면 내년 GDP의 0.5%가 줄어들고 침체에 들어설 것이라고 지적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도 추가 경기부양책보다는 재정절벽을 막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기업들은 대선 결과 발표 후,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을 우려해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FT는 기업들이 최근 회사채 발행에 나서면서 지난주에는 240억 달러가량을 조달했다고 보도했다. 투자자들은 만약 롬니가 당선되면 채권 수익률이 더욱 올라가고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