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그리스 채권관리청은 40억6300만 유로(한화 약 5조6000억원) 규모로 1∼3개월 만기 국채 입찰에 성공했다. 이날 발행한 국채 수익률은 1개월짜리 3.95%, 3개월짜리 4.2%로 지난달에 비해 0.04% 포인트 내려갔다. 그리스는 확보한 현금을 오는 16일 만기가 도래하는 50억 유로 규모의 외채 일부를 갚고 만기를 연장하는 데 쓸 예정이다. 외채를 한꺼번에 갚아야 할 경우가 생기면 그리스 정부는 2~3일내에 지정입찰로 국채를 다시 발행해 부족한 현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전날 오후 5시부터 늦은 밤까지 그리스 구제금융 차기분 315억 유로를 지원하는 문제에 대해 회의를 진행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유로존은 그리스 채무감축 시한을 2022년으로 늦출 것을 주장한 반면 국제통화기금(IMF)은 당초 합의대로 2020년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월 그리스는 트로이카(유로존, 유럽중앙은행,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기로 했다. 그리스는 트로이카와 오는 2020년까지 공공채무를 국내총생산(GDP)의 120%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IMF에 따르면 지난해 그리스 공공채무 비율은 GDP 대비 165.4%이고 올해엔 170.7%로 늘어날 전망이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오는 20일 다시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에 대해 논의한다.
독일 일간지 빌트가 이날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집행 잔여분 440억 유로 이상을 한꺼번에 지급하는 것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브뤼셀에서 기자들에게 “(그리스가) 연말까지 3차례 지급분을 모두 요구할 것”이라며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집행된 구제금융을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고, 그것을 우리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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