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17일은 73회째를 맞이하는 순국선열의 날이다. 달력에 법정기념일로 표시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 날의 의미에 대해 아는 분들은 많지 않은 듯하다.
순국선열이란 일제의 국권침탈 전후로부터 1945년 광복이 될 때까지 국·내외에서 일제의 국권침탈을 반대하거나,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의병활동, 애국계몽운동, 3.1운동, 항일전쟁 등 오직 조국의 광복만을 위해 일신의 안위를 볼보지 않고 끊임없이 투쟁하다 순국한 분들을 말한다.
또한 국권회복을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의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후세에 길이 전하고, 선열의 얼과 위훈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이 바로 순국선열의 날이다.
순국선열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정한 것은 일제에 의해 을사늑약이 체결됨에 따라 실질적인 국권을 상실한 1905년 11월 17일을 전후해 수많은 애국선열들이 국권회복을 위해 순국 희생된 것을 잊지 않기 위함이다.
독립운동의 구심점이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 시대인 1939년 11월21일 임시의정원 정기회의에서 지청천(池靑天), 차이석(車利錫) 등 6인의 제안으로 11월 17일을 순국선열공동기념일로 제정해 오늘에 이른 것이다.
국가보훈처는 매년 이 날 법정기념일에 걸맞은 각종 기념행사를 거행해 오고 있지만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해주신 순국선열들의 고마움을 상기시키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보훈처 일선에서 애국지사사업기금과 묘소 이·단장, 독립유공자 포상 등을 담당하고 있는 보훈공무원으로서 이 날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급변하는 국제화사회에서 이날이 우리의 주된 관심사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하여 자칫 그 분들의 희생이 역사책의 한 면을 차지하는 과거의 한 조각 그 이상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시대가 오지는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 분들의 넋을 기리고 그 고마움을 후세에 고스란히 전해주는 것은 보훈처와 유관 단체에서 주관하는 몇몇 행사만으로는 목적을 달성하기 힘들다.
그 시절의 아픔을 알지 못하는 우리의 어린 세대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을 심어주는 지속적인 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모든 국민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그 분들의 고마움을 느끼며 살아가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다만 이 날이 순국선열과 그 유족들만이 모여서 거행하는 그들만의 행사로 끝나지 않고 모든 국민들 특히 이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어린 세대들이 그 의미를 되새기고 진심어린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한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나 자신의 보훈공무원으로서의 사명감이 어느 때보다 크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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