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은행이 만드는 '1대 99'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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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1-1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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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저는 작년까지 편의점을 운영했던 자영업자인데요, 대형마트도 늘고 빚도 자꾸 쌓여서 결국 파산신청 했습니다.”

“올해의 기업인 상도 받았었는데 키코 사태 터지고 16년 만에 절체절명의 시기를 맞았습니다.”

수많은 취재진들의 플래시가 터졌다. 한때 자영업자였던 사람은 이미 모든 걸 체념한 듯한 얼굴이었고, 기업체 대표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얼굴이었다.

지난 16일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대선후보가 시중은행장들과 대화의 시간을 마련했다. 여기에는 대학생, 중소기업 사장, 자영업자 세 명의 금융소비자 대표도 함께 참석했다. 이들이 얘기하는 소비자들의 현실을 듣고, 은행장들과 금융개혁을 얘기하겠다는 것이 문 후보 측의 뜻이었다.

마이크를 넘기자마자 이들은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곧이어 '은행은 빚만 독촉하는 곳' 등의 울분 섞인 발언이 쏟아져 나왔다.

은행장들은 각 개별 대표의 사정을 듣고 해결책을 마련해보겠다고 답했다. 각 대표들에게는 대학생 전환대출,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 워크아웃 등 기존의 제도가 대안으로 제시됐다. 하지만 이러한 고통을 겪는 전체 서민 가운데 이 대표들은 극히 일부라는 점이 문제다.

서민지원을 위해 내놓은 상품인 '햇살론', '새희망홀씨대출', '미소금융'은 이미 대출 연체율 상승과 중복대출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추후 지원을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 중소기업에 대해 은행권은 리스크를 우려하며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기업의 운전자금 대출 증가율은 점차 둔화해 약 2년 만에 최저를 달리는 실정이다.

이날 은행권에서는 은행들의 재정기반이 탄탄해져야 대출도 늘릴 수 있다고 항변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현재 은행들은 그 '수익성'을 위해, 99%의 돈줄을 옥죄고 1%에게만 문을 열고 있다. 깊어져 가는 양극화의 골은 누가 메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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