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는 "낙동강 보 붕괴가 시작됐다"는 발언을 한 박창근 관동대 교수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이는 박 교수가 전날인 19일 4대강조사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칠곡보의 수중촬영 결과 파이핑 현상으로 부등침하가 의심되며, 이는 보의 붕괴가 시작됐다는 증거"라고 발표한 것에 대한 조치다.
박 교수의 왜곡적인 발언으로 국토부의 명예가 크게 훼손되고 국민에게 불안감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왜곡에 대한 논쟁사항은 박 교수가 주장했던 '파이핑 현상'이다. 파이핑 현상은 지반 하부에 물이 침투해 상·하류에 파이프 모양으로 토지 입자가 이동해 물을 뿜어내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성출 국토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사무관은 "4대강 보는 암반 위에 직접 설치됐거나 말뚝 지지 때 물이 통과할 수 없는 시트파일로 보호해 파이핑 현상이 발생할 수 없다"며 "의도적으로 파이핑 현상이 발생한 것처럼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지난 몇 년간 4대강 보 안정성을 둘러싼 정부와 정치권·시민단체 간 갈등은 지속돼왔다.
이미 올초 권도엽 국토부 장관은 “사실이 아니고 검증을 거치지도 않은 주장이 왜곡돼서 나오고 있다”며 “4대강 보 안전에 대해 근거 없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펼치는 단체 등에 대해 법적으로 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한국수자원공사는 올 6월에 ‘생명의 강 연구단’에서 활동하던 박창근 교수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현재 이 고소건은 아직까지 검찰로 넘어가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4대강과 관련해 민간 전문가를 고발하겠다고 직접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토부측은 현재 고발을 위한 준비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4대강 보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수차례 밝혀왔는데 지속적인 문제제기가 너무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안철수 대선후보가 4대강 보 철거를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심명필 4대강살리기사업본부장은 4대강 논란과 관련해 “물 공급과 홍수 역할에는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고 해외시장 진출도 속속 진행 중”이라며 “보는 물속에 설치됐고 물이 계속 흐르기 때문에 하상의 안정화 기간이 필요하고 이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는 안정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는 만큼 체계적인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미경 4대강조사특위 위원장(민주통합당)은 “민관 합동 조사단을 구성해 4대강 16개보의 안전성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올해 법적 공방 논란 당시 박창근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 세금으로 국책사업을 진행하면서 안전을 우려하는 국민을 고발한다는 것은 난센스”라며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실무 당사자들과 실질적인 문제점을 분석하기 위한 자리를 만들어야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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