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대중교통 법제화를 담은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놓고 버스업계가 전면 버스운행 중단을 단행한 데 이어 이번에는 택시업계가 전국의 25만대 택시를 끌고 국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로 해 정권 말기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23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과 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4개 단체는 이날 오전 대표자회의를 열어 다음 달 7일 서울 여의도에서 총력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4개 단체 소속 30만명의 택시업계 종사자들은 내달 7일 서울 여의도공원으로 모여 전국 비상 합동 총회를 개최한다. 특히 택시업계 종사자들은 전국에 흩어져 있는 총 25만대의 택시를 직접 여의도로 몰고와 국회 앞에서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전국의 택시 기사들이 노사간 임금 등의 문제가 아닌 사안으로 차량을 국회 앞으로 몰고 가 시위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택시업계는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개정법안이 통과하지 않으면 전국 25만대 택시 차량이 총 집결해 총력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며 “서울 여의도 국회 상경 집회를 시작으로 영남권, 호남권, 중부권 등 순차적으로 전국 비상 합동 총회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업계는 “택시업계가 고유가 등으로 위기에 직면했는데도 정부가 교통정책에서 택시를 소외시켜 공공산업 기능마저 상실될 상황”이라며 “개정안은 산업을 활성화해 공공성을 회복시키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라는 취지로 발의된 것으로, 선심성 법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택시업계는 같은 운수업 종사자들이 속한 버스업계에 대한 서운함도 감추지 않았다.
연맹의 한 관계자는 “개정법안의 국회 통과를 놓고 같은 운수 노동자인 버스업계가 실력행사를 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버스업계 종사자들이 택시업계의 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음에도 정부의 시녀 노릇을 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버스업계는 택시법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자 전날 새벽 2시간 가량 전국 모든 버스 운행을 중단했었다. 노사간 충돌 문제가 아닌 다른 사안으로 전국 버스 운행이 멈춘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2시간만에 종료됐지만 버스업계의 운행 중단으로 출근길 국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버스업계는 개정법이 통과해 택시업계에 대한 추가 지원이 가능해지면 자신들로 돌아올 정부 지원금이 줄어들 것을 우려, 법제화를 반대하고 있다. 추가 지원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정부가 버스업계를 부추긴 측면도 있다.
국토해양부의 한 관계자는 “예산은 한정돼 있는데 지원해달라는 곳만 많아 난처하다”며 “택시에 대한 지원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여러 부처와 기관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해법 마련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택시업계가 집회에 나설 계획인데다 버스업계 역시 다음달 택시법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면 운행 중단을 재개할 방침이어서 혼란은 다음 달 대통령 선거 전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여야는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을 유보하면서 국토부에 택시업계가 수용할 만한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여야는 납득할 만한 방안을 내놓으면 법안 폐기를 약속했지만 택시업계 달래기에 실패하면 다음달 임시국회를 열어 ‘택시법’을 처리할 방침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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